임수경 “제 불찰… 변절자는 탈북자 지칭 아니다” 사과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4일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인권 운동을 하는 자신과 탈북자들을 변절자로 비난한 임 의원에 대해 “진실한 해명과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하 의원은 “당초 어제 오전 임 의원에게 전화가 와 ‘본뜻과 다르다’고 해명해 ‘걱정하지 말라’며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고, ‘탈북자에게는 사과하라’고 했다.”면서 “그러나 오후에 나온 임 의원의 성명을 보니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 의원이 성명에서 거짓말을 했다.”면서 “탈북자와 북한 인권 운동에 대한 자신의 적대감이 본질인데 내가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을 문제삼아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결구도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화에 내가 등장한 상황이나 해명을 보면 임 의원이 탈북자에 대한 적대의식이 있고 탈북자를 변절자로 생각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성명에서는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한 적이 없고 나는 변절자인데 그 이유가 탈북자를 돕는 인권운동 때문이 아니라 새누리당에 입당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라며 ”성명은 맨 정신에 낸 것이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과 임 의원은 86학번 운동권 출신으로 1990년대 중반 고 문익환 목사 사무실에서 함께 통일 운동을 했던 사이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문 목사 사망 후 내가 생각이 바뀌고 통일 운동에서 북한 인권 운동으로 전환한 뒤에는 교류가 없었다.”며 ”뜬금없는 일을 당했다. 임 의원이 전에는 털털했는데 성격이 좀 변했다는 생각을 했다. 안쓰럽다.”고 말했다.
앞서 1일 저녁 임 의원은 서울 종로구 모 식당에서 우연하게 탈북자 출신이자 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 백요셉씨와 만났다. 백씨는 임 의원과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임 의원 보좌관들의 요구로 웨이터가 강제로 사진을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에서는 ‘총살감’이라고 농담을 하자 임 의원이 갑자기 폭언을 했다는 게 백씨의 주장이다. 그는 임 의원이 “야, 너 아무것도 모르면서 까불지 마라.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굴러 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하태경 그 변절자 새끼, 내 손으로 죽여버릴 거야.”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폭언을 녹음해 놨다고 밝혔다.
백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공개하며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와서까지 ‘김일성, 김정일을 반역했다는 민족 반역자’ 소리를 들으며 노동당에 대한 죄의식으로 살아야 하는가? 수백만 동포들이 굶어 죽고 맞아 죽는 참혹한 현실을 보면서 김일성주의를 버린 하태경 의원을 변절자라고 하는 것은 과연 누구의 논리인가.”라고 썼다.
논란이 번지자 임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모든 논란은 제 불찰로 인한 것이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상황은 새로 뽑은 보좌진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탈북 청년이 내 보좌관들에게 ‘총살감’이라는 말을 해 감정이 순간 격해져서 나온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변절자’ 표현도 학생운동, 통일운동을 함께 해 온 하 의원의 새누리당행을 지적하는 것이었을 뿐 탈북자들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