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측면지원 기대 분위기 감지돼
야권은 6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나경원 후보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에 나서기로 한 데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겉으로 박 전 대표의 지원이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선거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짚어보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야권은 박 전 대표의 지원이 보수층 결집을 불러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은 25.7%를 기록한데서 보듯 보수층의 위기감이 있다”며 “선거판 자체를 키우면서 보수층이 투표장에 나오도록 하는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서울시장 보선에서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이 손을 잡은 데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이 선전한 것은 한나라당 내부 분열이 작용한 면도 상당했다”며 “이번에는 친이와 친박이 힘을 합친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 전 대표의 지원이 선거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전 대표가 4ㆍ27 재보선 때 강원도를 2번 방문해 강원지사 선거를 간접 지원했지만 결국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는 것이다.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젊은 세대들은 박 전 대표가 박정희 유신독재와 이명박 정부의 실정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득도 있겠지만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전병헌 의원은 “박 전 대표와 나 후보는 모두 여성적 이미지를 통해 유권자들의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타일”이라며 “한나라당 지지자를 끌어모을 수는 있겠지만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당 관계자는 “선거의 여왕이라는 박 전 대표의 별칭은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에나 가능했던 얘기”라며 “박 전 대표의 지원이 범야권 박원순 후보가 1위를 달리는 선거구도를 바꿀 정도는 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순 후보측 송호창 대변인은 “박 전 대표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실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나 후보를 왜 지원하는지에 대해 분명한 이유를 밝히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오 전 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정치색과 정책 내용을 갖고 나 후보를 돕는다면 이중적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측면 지원도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다.
송 대변인은 “아직 공식, 비공식적으로 안 교수와 접촉한 일이 없다”며 “나중에 조언을 구할 일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