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팀
2일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월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응답자의 18.5%가 고립감을 느꼈다. 이는 전체 평균(11.8%)보다 6.7%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변에 사람이 있지만 내 곁에 함께 있지 않다’는 비율도 27.7%로 평균보다 8.4% 포인트 높았다. 연구팀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020년 10월 27~29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로, 구체적 수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외를 경험하는 비율이 소득 수준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조사한 연구는 이례적이다. 유 교수는 “저소득층이 코로나19로 인한 소외와 고립감에 더 취약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이들을 더 보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립될 때 마음 나눌 사람 없다” 저소득층은 평균의 두 배
저소득층은 가까운 관계에서도 소외감이 두드러졌다. 전체 응답자의 14.0%만이 ‘나는 친구가 없다’고 답했으나 월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는 21.5%에 달했다. 친구 집단에 대한 소속감도 39.2%로 평균(48.7%)보다 낮았다.
정서적 위로나 간병 등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훨씬 더 취약했다. 저소득층 응답자의 14.6%가 ‘자가격리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고립될 때 연락해서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고 답했는데, 이는 평균(7.2%)의 두 배나 되는 수치다.
저소득층 응답자의 33.1%가 코로나19로 생업·가사·육아 등 부담이 커질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었다. 코로나19로 형편이 어려울 때 경제적 도움을 받을 사람이 ‘0명’이라는 응답이 39.2%로 평균(31.5%)을 웃돌았다.
●저소득층 39.2% “생업·가사·육아 등 도움 요청 할 사람 0명”
코로나19 기간 동안 저소득층의 우울감은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 연구팀은 같은 해 10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4차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2주 동안 우울 증상을 겪은 빈도를 조사했다.
월 가구소득 200만원 이하 응답자는 2021년 1월 ‘우울’ 평균점수(PHQ-9)가 10.33점(총 27점)으로 ‘우울 위험군’ 기준인 10점을 넘겼다. 같은 기간 전체 평균은 7.91점이었다. 2021년 8월에도 월 소득 200만원 이하는 9.63점으로 10점에 근접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윤연정 기자
2022-01-0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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