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철학에서 바라본 인공지능
인간의 뇌 환경 따라 계속 변화AI는 닫힌 세계를 전제로 학습
집단적 무의식 구현도 큰 숙제
문명도 인류 공통 기억 결과물
2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빅 퀘스천 : AI+, 미래, 탐험’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3 서울미래컨퍼런스 개회식에서 내빈과 연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제임스 랜데이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교수,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은행연합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김상열 서울신문 회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명예회장(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 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정완규 여신금융협회 회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뒷줄 왼쪽부터 이상윤 한국경제인협회 CSR본부장, 홍지영 영화감독, 이정혜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영락 EBN 사장, 김고현 한국무역협회 전무,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 손웅희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 박병규 NH농협은행 수석부행장, 지미 옌추 린 인실리코 메디슨 타이완 대표, 조영준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
오장환 기자
오장환 기자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뇌인지과학과 교수)
그는 닫힌 세계를 가정한 AI의 한계와 환경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 뇌의 가소성을 비교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환자들과 만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견해를 풀어내자 청중들은 귀를 기울였다.
권 교수는 챗GP T 등 생성형 AI의 등장에 따라 사회가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데이터를 제공받아야 하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은 개방된 환경에서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반해 AI는 닫힌 세계를 전제로 학습을 수행하는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마음에 대해선 “1000억개의 신경세포와 1000조개의 시냅스로 구성된 뇌는 상상하기 어려운 구조이고 사람이 살아가는 내내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가소성이 있다”며 “AI가 주위의 환경을 평가할 수는 있겠지만 스스로를 관찰하는 것은 인간 고유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무의식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융이 말한 집단적 무의식을 AI가 어떻게 접근해 구현할 수 있을지도 커다란 숙제”라고 덧붙였다.
김재인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
두 연사는 인간의 몸을 구현한 로봇에 AI를 장착한 ‘인간형 AI 로봇’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도 몸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의 의미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권 교수는 “뇌는 신체가 없이는 인간의 마음과 같은 것을 형성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생명체와 무생물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또 다른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2023-10-26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