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그의 아내 아스마가 2010년 12월 10일 이틀간의 프랑스 공식 방문 기간 동안 파리의 거리를 걷고 있다. 파리 AFP 연합뉴스
반군에게 정권을 내주고 러시아로 도피한 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의 부인이 중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pa통신은 26일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부인 아스마(49)가 생존 가능성이 50%인 백혈병에 걸렸다고 전했다.
러시아에 함께 망명한 세 자녀를 비롯한 가족들의 감염을 우려해 같은 방조차 쓰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세기 이상 시리아를 독재 통치한 알아사드 가문은 이달 초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자 권력을 내주고 러시아로 망명했다.
러시아는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이후 반군 공격에 가담하며 알아사드 가문을 지지했다.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아스마는 영국에서 의학 공부를 하던 바샤르를 만나 결혼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그의 부인 아스마가 2010년 12월 9일 이틀간의 프랑스 공식 방문 중 파리에서 시리아 공동체를 위한 연설을 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파리 AFP 연합뉴스
시리아 대통령실은 아스마가 지난 5월 골수 및 혈액암인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아스마는 유방암을 앓았으나 2019년 완치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
앞서 아스마가 망명지인 러시아에서 받는 여러 제재에 지쳐 남편 바샤르와 이혼하고 고향인 영국으로 돌아가 치료받고 싶어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이혼 보도에 대해 알아사드 가문 측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러시아 크렘린궁은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은 영국 태생인 아스마가 돌아오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라미 장관은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하원에서 “지난 며칠 동안 영국 시민권을 가진 아스마 알아사드가 영국에 들어오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을 봤다”며 “그녀는 제재 대상자이며 영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그의 아내 아스마가 2008년 7월 13일 파리에서 열린 지중해 연합 창립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만찬을 위해 쁘띠 팔레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 AFP 연합뉴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과 시리아 이중 국적자인 아스마의 영국 시민권 박탈 여부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1975년 영국에서 시리아 출신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스마는 런던 서부 액튼에서 자랐으나 2000년 JP 모건 투자 은행을 퇴직하고 바샤르와 결혼했다.
내전으로 국민의 절반 이상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동안 아스마는 사치스러운 생활로 ‘시리아의 마리 앙투아네트’ ‘지옥의 영부인’ 등으로 불렸다.
특히 알아사드 정권은 아스마 집안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불법 비자금을 해외에 축적하고 각종 고액 부동산을 사들였다.
내전 발생 전에는 아이들 교육에 힘쓰고 여성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내면서 ‘시리아의 다이애나비’로 불렸던 아스마였지만, 자국민들의 고통과 참상을 눈감으면서 세계적으로 손가락질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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