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폴란드 작곡가 겸 지휘자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펜데레츠키의 아내 엘즈비에타가 설립한 루트비히 판 베토벤 협회는 펜데레츠키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크라쿠프음악원을 졸업하고, 모교 교수가 된 펜데레츠키는 1959년 ‘10개의 악기와 낭독 및 소프라노를 위한 스트로페’를 작곡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인 1960년 발표한 전위 음악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위령곡’은 그가 현대음악 거장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성 누가 수난곡’, ‘폴란드 레퀴엠’ 등 20세기 음악사에 기록될 다수의 작품을 선보이며 ‘폴란드의 음악대통령’으로 추앙받았다.
그의 음악은 영화에서도 즐겨 사용됐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공포영화 ‘엑소시스트’(1973),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1980),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광란의 사랑’(1990) 등에 삽입됐다. 9·11테러 당시 반폭력 정신을 담은 피아노협주곡 ‘부활’을 작곡하는 등 사회 참여적인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1991년 한국 정부로부터 광복의 의미를 담은 작품을 위촉받아 ‘한국’이라는 부제가 붙은 교향곡 5번을 발표했다. 2009년 서울국제음악제 명예예술감독으로 위촉돼 내한했다. 지난해 서울국제음악제에서 내한공연을 펼치려다 건강상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2020-03-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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