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 미술,수학전공자들 동료제소자에 봉사로 상부상조
여성 재소자들이 합창단을 만들어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한다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하모니’(2009년 작품). 교도소에서 낳은 아기를 입양 보내야만 하는 장기수를 비롯해 안타까운 사연들을 지닌 재소자들은 음대 교수를 지낸 한 재소자의 열정 어린 지휘로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낸다. 이 영화는 실화에 입각한 작품이 아니다. 그런데도 작가나 감독에게 영감을 준 게 아닌지 착각할 정도로 비슷한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11일 교정당국에 따르면 강원 영월교도소에서 수용 생활을 하던 A씨는 이 교도소 재소자들로 구성된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했다. 입소하기 전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실제 합창단 생활을 했던 경험을 살려 재능기부를 한 것이다. 그는 음악에 생소했던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쳐 주면서 발성과 화성을 직접 가르쳤다.
A씨의 친절한 지도를 받은 재소자 합창단은 매주 1차례씩 교도소 내 기독교 예배가 열릴 때마다 무대에 섰다. 교도소 관계자는 “A씨의 활약 덕분에 엄숙하기만 했던 종교 집회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졌고 재소자들이 예배 참여율도 높아졌다”고 칭찬했다. A씨는 그간의 모범적인 수형생활과 더불어 동료 재소자들의 교정교화에 도움을 준 점 등을 인정받아 ‘제70회 교정의 날’인 지난달 28일 가석방됐다.
미술 분야에서도 재능을 아끼지 않는 사례가 있다. 경기 안양교도소에 있는 B씨는 전문 도공 출신자다. 교도소에서도 도자기를 굽는 작업장에서 노역하는 경우가 많았다. 워낙 능력이 출중하다 보니 전국 기능경기대회나 교정작품전시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다. B씨는 수상경력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동료 재소자들에게 재능을 전수했다. B씨의 ‘제자’가 된 재소자들도 교정기관 내 각종 작품 전시회에 출품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도예가로 성장하고 있다고 교도소 측은 말했다.
교정당국은 이 같은 재소자들의 재능기부가 매우 자연스럽게 싹트는 현상이라고 소개한다. 교도소에 잘 보이겠다는 뜻보다는 서로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자발적인 재능기부나 봉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교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소년교도소에서는 중·고등학교 다닐 때 성적이 우수했던 청소년들이 자율학습 시간에 검정고시를 함께 준비하는 동료에게 영어·수학을 가르쳐 주는 경우도 자주 봤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서는 편견을 가지고 보겠지만 교도소도 사람들이 ‘사람 냄새’를 풍기며 사는 곳”이라며 “죄를 뉘우치는 데서 더 나아가 서로 의지하고 돕는 모습은 교정기관 내의 일상적인 풍경”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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