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러, 지난해 기록한 고점 대비 11.6% 하락
금값 사상 최고치 코앞 …유로화·엔화 반등
원화도 오르지만 “취약한 경제 펀더멘탈에 상승 폭 제한적”
11월 외환보유액 전월 대비 증가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들어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11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4천170억8천만달러(약544조원)로 10월 말(4천128억7천만달러)보다 42억1천만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3.12.05. ks@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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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 가치가 지난해 기록한 고점 대비 11% 넘게 하락하며 2년 가까이 지속된 ‘킹달러’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자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국 통화 가치가 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美 달러 올해 들어 2% 가까이 하락26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일 대비 0.23% 하락한 101.47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가 20년만의 최고치(114.78)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 28일 대비 11.59% 하락한 것이다. 달러 가치는 지난해 연준의 강력한 긴축 행보와 맞물려 급등했으나 올해 들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되며 7월 중순 100선을 밑돌았다. 10월 들어 107선까지 반등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 논의를 공식화한 11월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달러인덱스는 올해 들어서만 1.98% 하락했다. 로이터통신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달러의 매력을 약화시킴에 따라 달러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3년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달러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주요국의 통화 가치가 반등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26일 전일 대비 0.26% 오른 1.1042달러에 마감해 8월 10일 이후 4개월여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의 여파로 지난해 9월 26일 20년만의 최저치인 0.9528달러까지 하락했던 달러·유로 환율은 올해 들어 3.08% 상승했다. 지난달 151엔대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은 일본은행이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수정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하락하며 142달러선에서 머물고 있다.
국제 금값 상승과 함께 국내 금 거래량이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4일 서울 종로구 삼성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금을 정리하고 있다. 2023.12.4 홍윤기 기자
금값과 국제유가 등도 요동치고 있다. 미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금 가격은 1온스당 2070달러선에서 거래돼 지난달 기록한 사상 최고치(2089.7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금 선물 가격은 10월 말 심리적 저항선인 2000달러를 돌파한 뒤 고공행진 중이다. 달러가 하락함에 따라 달러로 거래되는 금의 매력이 높아진데다,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확산되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제유가도 반등하고 있다.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일 전 거래일 대비 2.7% 상승한 배럴당 75.57달러에 마감했으며 브렌트유는 2.5% 오른 배럴당 81.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이달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는데다, 연준의 금리 인하로 경기가 반등해 원유 수요가 늘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외자운용원 “달러 가치 내년 하방 압력”
원/달러 환율, 1.3원 상승 출발
원/달러 환율, 1.3원 상승 출발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3원 오른 1,295.8원으로 시작했다. 2023.12.27
d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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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3원 오른 1,295.8원으로 시작했다. 2023.12.27
d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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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원화 가치는 상승해 원·달러 환율은 이달 말 1290원대에 안착했다. 다만 원화의 상승 폭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11월 이후 달러인덱스가 4.86% 하락하는 사이 원·달러 환율은 4.16% 하락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등락만 있을 뿐 이렇다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의 취약한 펀더멘탈과 위안화 약세 등이 원화 가치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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