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사 채용” 취업한 줄 알았는데 군입대…미얀마 ‘꼼수 징집’

“운전사 채용” 취업한 줄 알았는데 군입대…미얀마 ‘꼼수 징집’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3-12-24 14:52
수정 2023-12-2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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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의 한 거리에서 미얀마 군인들이 트럭을 타고 순찰을 돌고 있다. 2023.12.4.  AFP 연합뉴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의 한 거리에서 미얀마 군인들이 트럭을 타고 순찰을 돌고 있다. 2023.12.4.
AFP 연합뉴스
미얀마 군사정권이 허위 채용 공고로 청년들을 군으로 징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저항 세력과의 교전이 장기화하면서 병력이 부족해지자 정부가 꼼수를 쓴 것이다.

24일 현지 독립 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군정은 18~25세 남성을 대상으로 군 입대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용 공고를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구직자들을 모았다.

채용 공고는 운전사나 기계공 등을 뽑는다며 급여와 교육, 숙박 제공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면접을 거쳐 지원자들이 교육 일정에 들어가면 그때서야 군대에 강제로 동원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고 미얀마나우는 경험자 증언을 바탕으로 보도했다.

채용 과정에서 군 관련 정보가 전혀 제공되지 않았고, 합격자들은 최전선 부대 등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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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에 대항하고 있는 만달레이 지역의 시민방위군(MDY-PDF)의 여성 대원들이 북부 샨주의 최전선에 투입돼 이동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과 맞서 싸우는 저항 세력에서 여성들은 전투용 드론을 날리거나 부상병을 치료하고 전선을 순찰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2023.12.10.  AFP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에 대항하고 있는 만달레이 지역의 시민방위군(MDY-PDF)의 여성 대원들이 북부 샨주의 최전선에 투입돼 이동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과 맞서 싸우는 저항 세력에서 여성들은 전투용 드론을 날리거나 부상병을 치료하고 전선을 순찰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2023.12.10.
AFP 연합뉴스
허위 채용 공고에 속았다는 한 20세 남성은 “그들은 교육 결과에 따라 급여가 결정된다며 교육에 참여하게 했는데, 그 교육이 군사훈련일 줄은 몰랐다”면서 “나를 포함해 약 50명이 면접장에서 훈련장으로 끌려갔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 등을 압수당했고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면서 “만약 부대를 떠나면 가족들이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협박했다”라고 주장했다.

강제 징집된 신병들은 약 6개월간의 군사기본훈련 뒤 미얀마 전역의 교전 지역에 투입됐다.

2021년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는 최근 저항 세력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다.

아라칸군(AA), 타앙민족해방군(TNLA),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으로 구성된 ‘형제 동맹’은 지난 10월 27일 북동부 샨주에서 미얀마군을 상대로 합동 공격을 시작했다.

다른 지역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이 가세하면서 전선이 확대됐다.

저항 세력은 중국과의 국경무역 거점을 대부분 장악하고 미얀마군 기지를 다수 점령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반군의 거센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얀마군은 징집 규모를 늘리고 있다.

군정은 부족한 병력을 확충하기 위해 탈영병이 복귀하면 처벌받지 않고 복무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군인의 가족들까지 군사훈련을 받도록 하고, 공무원과 퇴역 군인들로 구성된 부대를 조직할 계획도 밝혔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이후 미얀마에서 난민이 약 50만명 발생했다. 또 반군을 상대로 한 미얀마군 공습 등으로 민간인이 250여명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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