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미술상 1회 수상자 작품세계
33살 프랑스에서 읽은 책에 매료중심·주변 관계 전복시키는 작업
‘사이드스케이프’ 연작으로 정점
“진실은 여러 부분 종합해야 보여”
홍순명 작가
●회화·설치·미디어아트 등 넘나들어
“국내외를 오가며 세계화와 디아스포라, 중심과 주변에 대해 고민하던 그때 ‘부분과 전체’를 읽고 감명받아 이를 작업에 끌어왔던 거죠. 그렇게 작업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호반문화재단이 국내 중견·원로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시작한 ‘호반 미술상’의 제1회 수상자 중 한 명인 홍순명(64) 작가는 작업의 시작을 이렇게 떠올렸다. 홍 작가는 회화, 설치, 판화, 미디어아트 등 매체를 넘나들며 독창적이면서 실험적인 작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어느 하나에 집중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뭔가가 생각나 바로 해야 한다. 원래 설치 작가였는데 회화를 하려고 하다 보니 새로운 것을 찾게 됐다”고 확장의 이유를 에둘러 설명했다.
Yeosu. May 29. 2012(2012), 캔버스에 유채, 300×600㎝. 호반문화재단 제공
홍 작가는 25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사람이 50대가 되면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약간의 책임감은 무조건 느껴진다고 생각한다”며 “세월호 사건 이후 팽목항과 가까운 해안가에서 주워 온 쓰레기들로 설치 작품을 만든 것도 그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흔한 믿음, 익숙한 오해(2020/2021),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 유채, 259×182㎝. 호반문화재단 제공
빛바랜 흑백 사진 같은 느낌을 주는 ‘흔한 믿음, 익숙한 오해’ 연작은 사회적 변화와 역사적 사건이 가족 간 갈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 준다. 아들과 어머니가 서로 다른 지점을 응시하는 듯한 그림은 단순한 세대 간 갈등이 아니라 세계관의 갈등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홍순명, 뿔 달린 자화상(1994), 나무에 아크릴 물감, 동물 뿔, 153×77㎝(각각). 호반문화재단 제공
2023-04-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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