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인철, 고발 취하 대가로 도서관 리모델링 ‘물밑거래’

[단독] 김인철, 고발 취하 대가로 도서관 리모델링 ‘물밑거래’

신형철 기자
입력 2022-04-15 01:30
수정 2022-04-15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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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총장 때 이면합의 논란
골프 선수 ‘학점 특혜’ 의혹 관련
엘리베이터 설치 등 합의문 서명

“개인 합의에 학교 자원 썼다면 배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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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외국어대 총장 재직 시절 유명 프로골프 선수 ‘학점 특혜’ 의혹 관련 고발 취하를 조건으로 총학생회에 엘리베이터 설치와 도서관 리모델링을 약속하는 등 물밑 거래를 한 것으로 14일 드러났다.

개인에 대한 형사 고발 취하를 조건으로 학교 자원을 사용하면 업무상 배임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김 후보자와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2018년 5월 비공개를 조건으로 ‘인문과학관, 사회과학관, 교수학습개발원에 외부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는 문구 등이 들어간 합의문을 작성했다. 김 후보자는 합의문에 자필로 서명했으며, 구두로는 도서관 리모델링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가 총학생회와 비공개 합의문을 작성한 것은 당시 문제가 됐던 유명 골프선수 학점 특혜 의혹을 둘러싼 형사고발을 취하하기 위해서다.

2012년 글로벌캠퍼스 국제스포츠레저학부에 입학한 유명 골프선수 A씨는 수업에 제대로 출석하지 않고 시험을 치르지 않았음에도 ‘A+’ 등 높은 학점을 받아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샀다. 특히 2013년 2학기 김 후보자의 조직관리론 수업에서 ‘A+’를 받은 사실도 알려졌다.

실제로 교육부는 2020년 한국외대에 대한 검사결과 보고서에서 출석 기준 미달자 학점 부여 사례로 “40개 과목의 수업시간 4분의1을 초과 결석하였음에도 A+에서 D0까지 학점을 부여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2018년 1월 학생회 관계자와의 면담에서 “A씨에게 ‘A+’를 부여한 사실이 있나”라는 질문에 “학점을 부여한 사실은 있지만 어떤 학점인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 한국외국어대 총장 시절 유명 프로골프 선수의 ‘학점 특혜’ 의혹을 받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18년 5월 총학생회 측과 합의한 문서에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학내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독자 제공
▲ 한국외국어대 총장 시절 유명 프로골프 선수의 ‘학점 특혜’ 의혹을 받는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18년 5월 총학생회 측과 합의한 문서에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학내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독자 제공
결국 총학생회는 2018년 3월 김 후보자를 사기 및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에 고발되자 김 후보자는 6월 총학생회에 공문을 보내 “A씨 학점 부여로 발생한 일련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총장으로서 사과한다”면서 “총장과의 대화에서 논의됐던 학생회의 요구 사항에 대해 학교는 성심성의를 다해 이를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인문과학관과 사회과학관 등 2곳에 외부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교수학습개발원에도 외부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예정이다. 도서관은 2018년 10월 기공식을 연 뒤 2020년 5월 리모델링됐다.

김 후보자는 총장 재임 시절 교육부 감사를 받고 교비로 소송비를 부당하게 지출하거나 총장 업무 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를 받았으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 관계자는 관련 질의에 “청문회 과정에서 소상히 설명하겠다”고 답했다.
2022-04-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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