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번역투의 가짜 사과글. 2022.02.14 트위터 캡처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진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한국인으로서 중국에 미안하다”는 내용의 사과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글들의 공통점은 본인을 한국인이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인데, 하나같이 번역기를 사용한 듯 어색한 문장 구사력을 보인다.
14일 트위터에 ‘한국인으로서’라는 글귀를 검색하면 한국인이라고 밝힌 네티즌들이 쓴 사과글들이 무더기로 나온다.
이들은 “한국인으로서 정말 죄송하다. 며칠 전 쇼트트랙 경기는 확실히 한국 선수가 반칙한 것”, “중국팀은 정말 놀랍습니다. 한국인으로서, 나는 이 행동을 부끄러워 한다!”, “저는 한국인으로서 모두 중국인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한국인으로서, 그들은 확실히 반칙을 했고, 말할 것도 없고, 실격도 마땅했다” 등의 글을 올렸는데, 한눈에 봐도 어색한 번역투다.
어색한 번역투의 가짜 사과글. 2022.02.14 트위터 캡처
이에 한국 네티즌들은 ‘한국인으로서’ 글귀를 이용해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와 국대님 응원한다”, “나는 한국인으로서 한복이 우리 것임이 자랑스럽다”, “한국인으로서 중국인들 트위터 못하는 걸로 아는데”, “한국인으로서 중국이 확실히 잘못됐다고 느낀다” 등의 게시글을 올리며 맞대응하고 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를 마친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황대헌은 이 경기에서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실격 처리돼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오른쪽은 황대헌의 SNS에 올라온 중국인들 댓글. 연합뉴스, 황대헌 SNS
이후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오히려 황대헌 선수의 인스타그램을 찾아가 중국 국기와 구토 이모티콘, 손가락 욕으로 댓글을 도배했다.
이틀 후인 지난 9일 황대헌이 남자 1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자, 중국 네티즌들은 또 다시 황대헌 선수의 인스타그램에 “반칙으로 딴 메달” “가짜 금메달” 등의 악성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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