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늘자 ‘코로나 할증’… 자영업자 “포장 주문해줬으면”

배달 늘자 ‘코로나 할증’… 자영업자 “포장 주문해줬으면”

손지민 기자
입력 2020-08-31 22:28
수정 2020-09-0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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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배달 주문량 8.8% 증가

오후 9시 이후 매장영업 금지하자 급증
“대행업체 기사 확보 위해 배달비 올려
주문당 1만원 빠져… 방문포장 땐 할인”
장기화 땐 대행 수수료 인상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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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도시락 배달 행렬
공무원 도시락 배달 행렬 배달원들이 31일 정부세종청사 출입구 앞에서 음식 배달을 주문한 공무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한 국민 행동지침 중 하나로 식사 때 음식점에서 먹는 대신 배달 음식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세종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이후 음식점·카페 자영업자들은 배달보단 방문포장을 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일부 배달대행 업체들이 ‘코로나 할증’을 붙이는 탓에 추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고 배달이 밀리면서 배달 시간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길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자영업자와의 상생 차원에서 방문포장이 활성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난 29~30일 주문 건수는 전주(22~23일) 대비 8.8% 증가했다. 배달대행 업체인 바로고 역시 같은 기간 배달 콜수는 115만 2000건으로 전주 대비 6.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가 지난 30일부터 수도권 소재 일반음식점과 제과점을 대상으로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포장·배달만 허용하면서 배달이 급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배달 기사를 신속하게 배정받기 어려워졌고, 배달 기사를 기다리는 데만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배달대행 수수료가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생각대로 노원지사는 지난 29일 배달대행 수수료를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했다. 노원지사는 “주문 폭증으로 배달 기사가 모자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이번 배달대행 업체의 인상이 배달대행 수수료 인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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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이 대세
포장이 대세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 이틀째인 31일 서울 성동구의 한 개인 카페 유리벽에 주문한 음식을 포장해 갈 것을 손님들에게 알리는 표지가 붙어 있다.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이 아닌 카페는 낮시간 정상 영업도 가능하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도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배달 대신 포장해 갈 것을 요구하고 포장해 가면 현금 할인을 해 주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성근(38)씨는 “최근 바쁜 시간에는 배달 기사를 30분 이상 기다리기도 한다. 배달 주문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데 앞으로 30%까지 더 늘어날 것 같다”면서 “주문 한 건에 배달 대행비, 배달 플랫폼 수수료, 카드 수수료 등을 합쳐서 8000원에서 1만원 정도가 나오는데 이를 줄여서 고객들께 가격 할인으로 제공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방문포장 할인 취지를 설명했다.

배달 과부하도 줄이면서 코로나19로 어려운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방문포장을 활성화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평균적으로 배달 수수료와 대행비를 합쳐 외식업 지출의 20~30%를 차지한다”면서 “손님이 직접 매장으로 전화해서 방문포장 형식으로 받아가는 방법이 자영업자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9-0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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