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가면 대기업마저 휘청… “생산·소비 10% 감소할 것”

3단계 가면 대기업마저 휘청… “생산·소비 10% 감소할 것”

임주형 기자
임주형 기자
입력 2020-09-01 01:04
수정 2020-09-0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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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거리두기 2.5단계 굵고 짧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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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보지 않은 길’인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식당과 카페부터 기업까지 ‘패닉’ 수준의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사실상 봉쇄와 다름없는 거리두기 3단계는 골목상권을 무너뜨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량 실업과 기업 생산성 저하 같은 우리 경제에 쉽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입힐 것이란 걱정이 많다.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지침에 따르면 거리두기 3단계 시행 땐 식당·카페 등 중위험 시설까지 운영이 중단된다. 지난 30일부터 수도권에서 시행된 거리두기 2.5단계는 식당의 경우 오후 9시 이후엔 포장과 배달만, 카페는 시간에 상관없이 포장 판매(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도록 했는데 한층 강화된 조치가 취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외식업계부터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식당은 필수 생활시설의 성격이 강해 전면적인 운영 중단이 아닌 별도의 지침을 만드는 걸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라며 “다만 카페는 필수 시설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운영 중단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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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가 받는 타격 역시 코로나19 초기 공포에 휩싸인 국민이 외출 자체를 삼갔을 때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2~4월 전국 음식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던 것으로 추산된다.

또 1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면서 도소매, 교육, 예술·스포츠·여가 등 서비스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KB증권이 통계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3월 금융보험과 부동산 업종 등을 제외한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평균 7.5%, 2월 소비(소매판매)는 6.1% 감소했다. KB증권은 “거리두기 3단계는 2~3월의 거리두기보다 제재 강도가 강하다”며 “시행 땐 생산과 소비가 10% 내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5월 거리두기 3단계와 유사한 봉쇄 조치를 취한 유럽을 보면 경제적 충격이 한층 우려된다. 국제금융센터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스페인의 경우 2분기 소비와 투자가 각각 21.2%, 21.9%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이 -18.5%(전분기 대비)를 기록했다. 프랑스도 소비가 11% 감소한 영향 등으로 성장률이 13.8%나 뒷걸음질쳤다. 이탈리아(-12.4%)와 독일(-10.1%)도 두 자릿수대 감소율을 보였다.

거리두기 3단계 땐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도 필수 인원 외 전원이 재택근무를 권고받는데, 이에 따른 생산성 저하도 우려된다. 일본은 지난 4월 긴급조치를 통해 재택근무 비중을 70%까지 높였는데, 4~5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9~10% 감소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거리두기 3단계는 먼저 소비를 망가뜨리고 자영업자에 충격을 집중시킨 뒤, 기업의 생산활동도 위축시킬 것”이라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강화된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굵고 짧게 잘 마쳐야 방역의 효과도 낼 수 있고, 피해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며 “지금의 강력한 조치가 유행을 억제하려면 국민이 모두 함께 철저하게 방역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2020-09-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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