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씨로 살겠다”“갈씨姓 놀려”1300명 復姓

“제갈씨로 살겠다”“갈씨姓 놀려”1300명 復姓

입력 2002-07-10 00:00
수정 2002-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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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공명의 후손으로 당당하게 살겠습니다.”

‘갈(葛)’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어감(語感)상 놀림감이 된다.”며 ‘제갈(諸葛)’로 성을 바꿨다.문중 전체가 나서서 한꺼번에 성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양 갈씨(南陽葛氏) 청주군파 1300여명은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5차례에 걸쳐 무더기로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에 ‘복성(復姓·원래의 성을 되찾음) 재판’을 신청,승소했다.

우리나라에 제갈씨는 서기 266년 신라 5대 미추왕 당시 위나라가 촉한(蜀漢)을 멸망시키자 제갈공명(諸葛孔明)의 증손인 제갈충(諸葛忠)이 “불의(不義)의 나라에서 살 수 없다.”며 한반도에 건너오면서 생겼다.그뒤 11세기초 고려 8대왕인 현종이 32대손 제갈한(諸葛漢)의 두 아들에게 각각 ‘제(諸)’와 ‘갈’이라는 성을 하사하면서 두 개로 나뉘었다.

제갈 성을 되찾은 정웅(57·대림정보통신 부회장)씨는 “어릴 때 친구들이‘갈’발음을 반복하는 코미디언 서영춘씨의 유행어를 따라 부르며 놀렸는데 내 딸까지 인기 개그 ‘갈갈이’삼형제를 빗댄 별명을 얻은 것을 보고 속이 상했다.”고 말했다.

갈씨 청주군파 종친회는 마지막 남은 10여 가구를 위한 6번째 재판을 준비중이다.이들이 승소해 제갈 성을 되찾게 되면 청주군파 갈씨는 영원히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영표 오석영기자 palbati@
2002-07-10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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