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택배 노동자 실신…노조대책 촉구 요구

폭염 속 택배 노동자 실신…노조대책 촉구 요구

김정한 기자
입력 2021-07-29 17:27
수정 2021-07-3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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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되면서 물류 작업을 하던 택배노동자가 실신하고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는 등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는 29일 오전 부산 롯데택배사상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더운 여름철 열악한 근무 환경을 방치한 롯데택배 측을 규탄했다.<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제공>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는 29일 오전 부산 롯데택배사상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더운 여름철 열악한 근무 환경을 방치한 롯데택배 측을 규탄했다.<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제공>
노조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20분쯤 부산 롯데택배사상터미널에서 배송 물품을 차량에 싣던 택배 노동자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노조 관계자는 “쓰러진 직원은 그동안 병치레 한번 없이 건강한 상태였다”면서 “39.4도라는 위험한 온도 속에서 직원은 고열성 어지럼증,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노조는 해당 사고가 발생한 것은 고열을 밖으로 빼낼 수 없는 현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장에는 선풍기는 물론 환풍시설 하나 설치돼있지 않고 휴게실처럼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100명이 넘게 일하는 현장에 냉온수기가 없어 노동자들이 집에서 직접 물을 떠 오고 사 마신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택배 노동자가 쓰러진 이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선 사측을 규탄했다.

노조는 “그동안 회사에 선풍기 설치와 환풍시설,냉온수기,제빙기 등 혹서기 대책을 수없이 요구했지만,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사고 이후 롯데택배 서부산지점에 항의 방문을 하자 그제야 다음 주까지 대책 마련에 대한 대답을 주겠다고 말한다”고 항의했다.

 롯데택배측은 “사고가 난 곳은 7개 대리점이 함께 이용하는 실외집하장인데,지난 6월부터 선풍기 30대를 설치 사용하고 있으며 각 대리점 사무실에 냉 ·온수기가 마련돼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8일째 폭염특보가 이어지는 충북에서는 온열질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증평에서는 고구마밭일을 하던 A(96)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당시 이 지역은 기온은 32.3도로,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보건당국은 A씨가 열사병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지난 27일 오후 1시 37분쯤 청주시 흥덕구 휴암동에서 80대 남성이 집 마당에 쓰러진 채 가족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는 지난 25일 폭염 속에서 야외훈련을 받던 신입 경찰관 3명이 열사병으로 쓰러진 일도 있다.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12일 이후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9명이다.이 중 17명(58%)은 청주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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