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무덤서 머리카락 다발… “키 130㎝ 10살 공주가 주인”

신라 무덤서 머리카락 다발… “키 130㎝ 10살 공주가 주인”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3-07-04 09:54
수정 2023-07-04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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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전 신라고분 돌무지덧널무덤
10년 발굴…무덤 주인 공주로 드러나
삼색경금과 비단벌레 장식 등 부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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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에서 나온 머리카락 뭉치와 직물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에서 나온 머리카락 뭉치와 직물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10년 가까이 발굴조사를 벌여온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 44호 돌무지덧널무덤의 주인은 키 130㎝, 10살 전후 나이의 공주로 파악됐다. 부장품과 머리카락 뭉치 등을 확인한 결과다.

2020년 11월 경주 쪽샘지구 44호 무덤 금동관 주변에서 발견된 5㎝ 폭의 유기물 다발은 분석 결과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파악됐다. 삼국시대 유적에서 사람의 머리카락이 나온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와 함께 유기물 다발을 감싸고 있는 직물흔이 발견됐는데, 형태학적 특징과 맵핑 분석을 통해 모발의 특징인 황(S) 성분이 검출됐다. 머리카락 감싼 직물 형태로 여러 가닥을 한데 묶은 머리 꾸밈새를 추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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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쪽샘 44호분’에서 출토된 부장품 등을 토대로 무덤 주인인 10살 전후 공주의 모습을 재현한 그림과 부장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경주 쪽샘 44호분’에서 출토된 부장품 등을 토대로 무덤 주인인 10살 전후 공주의 모습을 재현한 그림과 부장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유기물 다발 주변에 두개골 조각과 부장품 분석 등을 종합한 결과 무덤 주인공은 키 130㎝ 내외, 나이 10세 전후의 신라 왕실 여성으로 추정됐다.

금동관에서는 3가지 색의 실을 사용한 직물인 삼색경금(三色經錦)도 확인됐다. 삼국시대 직물로는 실물이 확인된 첫 사례라 앞으로 중요한 연구 자료로 쓰일 전망이다.

이 무덤에서는 황남대총, 금관총 등 최상급 무덤에서만 그 존재가 확인된 비단벌레 장식이 수십점이나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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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벌레 꽃잎 장식이 있는 말다래 재현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비단벌레 꽃잎 장식이 있는 말다래 재현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1500년 전 어린 공주와 함께 묻힌 비단벌레 장식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독특한 형태로도 이목을 끌었다.

발견된 비단벌레 장식은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한 죽제(竹製) 직물 말다래의 일부로 확인됐다.

말다래는 말을 탄 사람의 다리에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아래에 늘어뜨리는 판으로 쪽샘 44호 무덤 속 말다래는 대나무 살을 엮어 가로 80㎝, 세로 50㎝ 크기의 바탕 틀을 만든 뒤 직물을 여러 겹 덧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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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신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금동신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그 위에는 비단벌레 딱지날개로 만든 꽃잎 모양 장식을 올렸다. 동그란 장식을 가운데 두고 위아래 좌우에 비단벌레 장식 4점을 더한 식이다.

문화재청과 연구소는 이날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연구·조사 성과를 정리하는 행사를 열어 44호 무덤에서 나온 유물과 이를 복원한 재현품을 함께 선보인다.

보존 처리를 마친 유물은 오는 12일까지 쪽샘유적발굴관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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