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긴급 세미나 열고 자료 공개
일본의 1904년 지료 교과서 ‘소학지리’ 2권.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동북아역사재단은 31일 시민단체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재단 교과서연구센터에서 긴급 전문가 세미나를 열고 19~20세기 일본 지리부도와 지리 교과서, 지도 등 소장 자료 4점을 선보였다. 이현 철원초 교사가 수집해 지난해 말 재단 측에 기증한 자료들로, 이번에 처음 공개했다.
이 교사는 일본 문부성(현 문부과학성)이 1904년 발행한 초등학교용 지리 교과서 ‘소학지리2’ 수집 내용을 공개하며 “일본지도 어느 곳에도 울릉도와 독도를 자신의 영토로 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본은 1905년 독도를 일방적으로 시마네현에 편입시킨 ‘시마네현 고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고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회람본일 뿐이었고, 공식적으로 고시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료는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일본의 중앙행정기관이 이 고시 이전에는 독도를 자신들의 땅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일본이 과거 입장을 뒤집고 독도가 일본 고유 영토라고 주장하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게 이 교사의 주장이다.
이 교사는 1897년 발행한 중학교용 ‘일본지리부도’와 ‘일본지리’도 언급했다. 이 책에는 조선과 일본 지도가 한 면에 그려져 있는데, 색깔로 구분돼 있어 각각 다른 나라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울릉도와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시하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자료 역시 일본이 1905년 이전에는 독도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음을 보여준다.
이 교사가 제시한 1952년 요미우리신문이 만든 최신정밀일본대지도도 증거 가운데 하나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후인 1952년 1월 일본 오사카 요미우리 신문사에서 발행한 이 지도에도 독도는 일본 영토로 표시되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일본이 독도에 대한 야욕을 드러낸 시점을 1905년 시마네현 고시로 보고 있다. 독도를 강제로 귀속시키는 노력과 함께, 일본은 자신들의 과거를 부정하며 학교 교육 등으로 독도가 원래 자국의 고유 영토임을 주장해오고 있다. 이번 일본 교과서 검정 심사 통과는 일본의 우경화에 따라 이런 현상이 점차 심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미나에서는 서종진 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장이 ‘2021 일본 문부과학성 교과서 검정 발표와 교육 정책’을 주제로, 한혜인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이 ‘2021년도 일본 고등학교 역사총합 교과서의 서술 문제점 개관’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홍성근 재단 독도연구소 연구위원은 검정교과서의 독도 관련 서술 분석을, 서현주 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서술 분석을 맡아 주제 발표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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