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송제리 고분은 백제 성왕 때 지배층 무덤

나주 송제리 고분은 백제 성왕 때 지배층 무덤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9-07-25 14:41
수정 2019-07-2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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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제 관식 출토...“웅진기-사비기 공백 메우는 첫 사례”

돌방 출토 유물. 은제 관식, 은제 허리띠 장식, 은피 관못, 동제 잔.
돌방 출토 유물. 은제 관식, 은제 허리띠 장식, 은피 관못, 동제 잔.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전남기념물 제156호 송제리 고분에서 백제 성왕(재위 523∼554) 시기 은제 관식과 은제 허리띠 장식, 청동 잔, 말갖춤, 호박 옥 등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은제 관식은 관모에 부착하는 장식으로, 백제 지배층 고분에서 주로 나온다. 조사단은 유물 출토 양상을 근거로 송제리 고분이 6세기 전반의 백제 왕실 지배층의 무덤이라 설명했다.

성왕은 백제 무령왕 아들로, 538년 수도를 웅진(공주)에서 사비(부여)로 옮겼다. 송제리 고분에서 나온 은제 관식은 풀잎 모양으로, 꽃봉오리 같은 사비도읍기의 관식과 형태가 다르다. 다만, 재질이나 좌우 대칭, 오린 다음 접어서 만든 점에서 두 관식이 같다. 조사단은 이 은제 관식이 은화관식으로 정형화하기 이전에 만든 것으로 추정했다. 조사단은 “웅진기-사비기 초 공백을 메우는 첫 사례”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말갖춤으로는 발걸이(등자)와 말에 탄 사람 다리에 흙이나 물이 튀지 않도록 안장 밑에 늘어뜨리는 말다래 고정구가 확인됐다. 이외에도 둥근 못 머리를 은으로 감싼 관못이 발견됐다. 무덤 외곽의 원형 도랑에서는 제의에 사용한 것으로 짐작되는 토기 조각 200여점이 나왔다.

연구소는 이번 조사에서 무덤 규모도 파악했다. 봉분은 지름이 약 20m, 높이가 4.5m다. 석실은 길이 3m, 너비 2.7m, 높이 2.5m이며, 현실(玄 室·널방) 가운데에 4.2m 길이 연도(羨道)가 있다.

앞서 송제리 고분은 1987년 도굴 상태로 그 존재가 알려졌다. 이어 2000년 석실 실측조사에서 평면이 사각형이며 천장이 활처럼 휜 궁륭형(穹隆形)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벽면에는 석회를 칠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와 관련 고분의 축조 시기와 성격에 대한 학계 관심이 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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