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치 유지 따른 여성상 변화… 자본주의식 자기계발 주체 부각

北 통치 유지 따른 여성상 변화… 자본주의식 자기계발 주체 부각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18-12-18 17:58
수정 2018-12-1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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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재봉틀로 군복을 만드는 김정일의 어머니 김정숙을 묘사한 그림.  자료 문화과학사
전쟁터에서 재봉틀로 군복을 만드는 김정일의 어머니 김정숙을 묘사한 그림.
자료 문화과학사
김정은 정권 이후 북한 사회가 추구하는 여성상이 바뀌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과거 ‘노동의 주체’였던 여성상이 리설주와 김여정을 통해 ‘자본주의식 자기계발의 주체’로 부각했다는 것이다. 권금상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 센터장(전 북한대학원대 연구교수)은 최근 발행한 계간지 ‘문화과학’(문화과학사) 96호 특집에 낸 ‘북한 여성과 문화연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권 센터장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친 북한 여성상을 연구한 결과, 김일성은 1946년 권력을 얻을 당시 여성을 ‘혁명의 한쪽 수레바퀴’로 호칭했다. 국가 건설기에 봉건적 속박에서 해방된 새로운 사회주의 여성상을 표방한 것이다. 권 센터장은 이에 대해 “남녀평등을 구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성을 ‘노동력으로서의 몸’으로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대에서도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김정일은 어머니 김정숙을 전쟁터에서 일본군을 상대로 김일성의 죽음을 막아내면서도 밤이면 재봉틀 한 대로 한 달 동안 600여명의 군복을 만들어낸 인물로 묘사했다. 1995년부터 5년 동안 북한에 심각한 경제난이 이어진 이른바 ‘고난의 행군’과 맞물린 신화였다고 권 연구원은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김정일이 1998·2005년 열었던 전국 어머니대회를 2012년 11월 부활시키고, 한 발 나아가 ‘어머니날’도 제정한다. 그는 어머니대회에서 ‘선군 시대 어머니들의 긍지 놓은 대화합’과 같은 표현으로 여성의 노력을 치하한다. 이는 여성들의 자발적 충성과 사회 결속을 다지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게 권 센터장의 분석이다. 그는 ‘리설주’와 ‘김여정’으로 대변되는 북한의 현재 여성상이 북한 사회의 성평등 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권 센터장은 “3대에 걸친 여성상의 부각이 여성의 자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통치를 유지하려는 수단인 점은 모두 마찬가지”라면서도 “리설주와 김여정이 집권자의 아내와 여동생으로 남성 권력자를 숭상하는 모습이지만, 자본주의식 자기계발의 주체로서 모습을 보이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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