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추기경 “불의의 희생양 더는 없기를” 함께 기도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30일 서울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면담하고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염수정 추기경이 30일 오전 명동성당에서 김병권 세월호 사고 유가족대책위원장 등 가족 대표단을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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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염 추기경은 8월 한국을 방문하는 교황 프란치스코와 희생자 가족들의 만남이 성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은 면담에서 “정치권은 300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를 두고서도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사고 당일인 4월16일 팽목항 구조작업에서부터 두 달째로 접어든 오늘의 국회까지 이 나라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한 여학생 희생자의 어머니는 “딸과 함께 명동성당에 온 적이 있는데 오늘 다시 와 보니 딸 아이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면서 “말도 안 되는 이런 비극의 희생자는 우리 애들이 마지막이 돼야 한다”며 애타게 딸의 이름을 불러 주위를 숙연케 했다.
염 추기경은 “이심전심 아니겠느냐”면서 “이 나라에 사는 모두가 마음 아파하고 있다”며 위로했다.
유족들이 “교황께서 오셨을 때 희생자 가족들과의 만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자, 염 추기경은 “교황께서 가족들을 만나 위로해 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염 추기경은 “가능하면 8월18일로 예정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도 희생자 가족들을 초청해 위로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면담에서 앞서 가족들과 염 추기경을 비롯한 서울대교구 관계자들은 주교관 내 소성당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바치는 기도’를 올렸다.
이들은 “무관심과 세속의 영욕 속에서 안일하게 살아온 저희의 죄를 뉘우치오니 용서와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더 이상 세상의 불의와 비리로 인한 희생양이 생기지 않도록 이 나라의 위정자들과 국민 모두를 비추어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염 추기경은 “아무 죄 없이 십자가에서 처형당한 예수님처럼 세월호 희생자들도 억울한 죽음을 당해 마음이 아프다”면서 “성모님에게 우리의 마음을 맡기고 함께 힘을 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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