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수정 새 추기경은 누구
염수정(71·세례명 안드레아)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은 국내 천주교계 일각에서는 일찍부터 막연하게나마 그 가능성을 점치고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 우리나라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음 달 추기경 서임식을 앞두고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추기경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아졌던 것. 그런 기대감 속에서 천주교계의 시선은 한국 천주교의 대표 격인 서울대교구에 집중됐다.다음달 22일 로마 바티칸에서 한국의 세 번째 추기경으로 서임될 염수정 대주교의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일(현지시간) 염 대주교를 비롯해 19명을 새 추기경에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1943년 경기 안성의 가톨릭 순교자 집안에서 태어난 염 대주교는 가톨릭대 신학대를 나와 1970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성신고등학교 교사, 이태원과 장위동, 영등포 본당 주임 신부 등을 거쳐 가톨릭대 성신교정 사무처장과 신학과 조교수로 재직했다. 1992년에는 서울대교구 사무처장을 맡아 서울대교구의 운영에 기여했다. 서울대교구 제15지구장 겸 목동 성당 주임 신부를 거쳐 2002년 1월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서품됐다.
평화방송 이사장, 옹기장학회 이사장,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위원장과 재단법인 바보의 나눔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동생 염수완, 염수의 신부와 함께 3형제가 신부로 봉직하고 있는 것으로 천주교 내에서 유명하다.
정치적으로는 중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염 대주교는 정치나 사회 현안에 관한 직접적인 발언은 자제해 왔다. 지난해 11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시국 미사를 열어 ‘대통령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도 가톨릭 교리서 등을 근거로 “사제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염 대주교는 “정치 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염 대주교의 서임으로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다시 2인 추기경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이 서임되면서 2인 추기경 시대를 한 차례 맞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4-01-1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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