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으로 우아하고 아름답게…컨템퍼러리 발레 매력 뽐낸 서울시발레단

현대적으로 우아하고 아름답게…컨템퍼러리 발레 매력 뽐낸 서울시발레단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4-10-14 19:01
수정 2024-10-1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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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머발레’ 공연 장면. 세종문화회관 제공
‘캄머발레’ 공연 장면. 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발레단이 단체의 정체성을 선명히 드러내는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앞날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서울시발레단은 지난 9~1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한스 판 마넨X차진엽’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 4월 창단사전공연인 ‘봄의 제전’, 창단 공연인 ‘한여름 밤의 꿈’에 이은 세 번째 공연이다. 창단사전공연을 빼면 정식으로는 두 번째 공연이다.

‘캄머발레’는 ‘작은 방의 발레’이라는 뜻으로 ‘컨템퍼러리 발레’의 살아있는 전설인 안무가 한스 판 마넨(네덜란드)의 대표작이다. 판 마넨은 안무가 이리 킬리안과 함께 2차 세계대전 이후 네덜란드 무용계를 이끈 주역이다.

작품은 군무가 중요한 대형 클래식 발레와 달리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관계성에 초점을 뒀다. 무용수들은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나타나 음악에 맞춰 다양한 감정과 몸동작을 무대 위에서 펼쳐내며 공연장을 황홀하게 물들였다. 관계의 복잡미묘함이 풍성한 몸짓으로 표현되면서 긴장감 넘치는 무대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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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호수’ 공연 장면. 세종문화회관 제공
‘백조의 호수’ 공연 장면. 세종문화회관 제공


차진엽의 안무작 ‘백조의 잠수’는 제목부터 흥미를 유발했다. 클래식 발레의 대표작인 ‘백조의 호수’를 연상하게 함으로써 문턱을 낮춰 관객들이 마음을 끌어당겼다.

작품은 ‘물’이라는 소재의 속성과 의미, 상징성 등을 작품의 내외적으로 심도 있게 고민해 세종 M씨어터의 무대를 ‘물속’으로 표현했다. 무용수들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물속의 유려한 움직임은 컨템퍼러리 발레가 지닌 매력을 선사했다. 자유로운 무용수들의 몸짓이 입체적으로 펼쳐지면서 다채롭고 감각적인 무대가 완성됐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은 단체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준 무대였다. 클래식 발레가 주축인 국내 발레계에서 해외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은 주로 해외 발레단들의 내한 공연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서울시발레단이 이번에 선보인 ‘캄머발레’는 해외 명작을 국내 발레단을 통해 보다 손쉽게 접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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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잠수’는 그 반대로 역량을 지닌 국내 안무가들의 컨템퍼러리 발레 작품을 직접 무대에 올림으로써 국내 발레계의 외연을 확장시켰다는 의미가 있었다. 좋은 작품도 결국 무대에 오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백조의 잠수’는 국내 안무가들이 세계 무대로 뻗어갈 수 있는 시작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한국 컨템퍼러리 발레의 앞날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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