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웨이, 연기 집중력에 엄지척”… “김태용, 감독일 때 남편일 때 달라”

“탕웨이, 연기 집중력에 엄지척”… “김태용, 감독일 때 남편일 때 달라”

김기중 기자
입력 2024-06-05 00:20
수정 2024-06-0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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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만에 함께한 ‘원더랜드’ 감독 김태용·주연 탕웨이 부부

아내, 10년간 연기자 성장 느껴
그리움 표현할 배우 선택 고심
관객, AI 현실 어떻게 볼지 궁금

존경하는 감독, 포용적인 아빠
아이 생기고 엄마 연기 달라져
희망·따뜻함을 보여 준 AI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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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은 영화를 “남겨진 사람들이 이별 후에 마주하는 그리움과 상실감을 인공지능(AI)을 통해 어떻게 치유하는지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원더랜드’를 연출한 김태용 감독은 영화를 “남겨진 사람들이 이별 후에 마주하는 그리움과 상실감을 인공지능(AI)을 통해 어떻게 치유하는지 보여 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집에서도, 촬영장에서도 영화에 전념하고 집중하려 굉장히 애를 씁니다. 정말 존경스러울 정도입니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태용(54)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신작 ‘원더랜드’(사진)의 주연이자 아내인 배우 탕웨이(45)의 연기 열정에 대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앞서 김 감독은 ‘만추’(2011)를 연출할 당시 탕웨이와 연인으로 발전해 2014년 결혼했다.

5일 개봉하는 이번 영화는 김 감독이 ‘만추’ 이후 13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자 탕웨이와 두 번째로 함께한 작품이다.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던 이들과 다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탕웨이는 죽음을 앞두고 딸을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한 바이리를 연기했다.

김 감독은 “탕웨이가 상대역 없이 휴대전화를 들고 혼자 연기했는데 그야말로 섬세함과 용감함을 모두 요구하는 연기였다”며 “촬영에 들어가니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하더라. 10여년 동안 연기자로서 많이 성장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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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랜드’에서 어린 딸을 남기고 죽음을 맞게 된 여성 바이리를 연기한 배우 탕웨이는 “엄마가 된 다음 엄마 역할을 맡으니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원더랜드’에서 어린 딸을 남기고 죽음을 맞게 된 여성 바이리를 연기한 배우 탕웨이는 “엄마가 된 다음 엄마 역할을 맡으니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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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는 이날 김 감독과 같은 카페에서 진행된 별도 인터뷰에서 “‘감독으로서 김태용’과 ‘남편으로서 김태용’은 완전히 다르다. 감독으로서는 너무 존경하고 우러러보는 사람이지만 아이 아빠로서는 ‘어떻게 저런 것까지 받아 줄까’ 싶을 정도로 포용적인 사람”이라고 했다.

2016년 딸을 낳은 그는 인터뷰 중 휴대전화 배경 화면으로 설정해 놓은 딸 사진을 기자에게 자랑하며 ‘딸 바보’의 면모를 보여 주기도 했다. 탕웨이는 “실제로 아이가 생긴 다음에 엄마 역할을 연기하니 이전과는 달랐다”며 “예전의 연기가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고도 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죽음을 맞고 촬영 내내 AI를 연기한 것에 대해 “바이리가 원더랜드로 들어가겠다고 결정했을 땐 현실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싶었을 것 같다”며 “일 때문에 아이에게 소홀했고 거기에서 죄책감을 느꼈던 현실 속 바이리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영화에는 탕웨이와 함께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공유 등 유명 배우들이 등장한다. 김 감독은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 “그리움을 진짜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들을 고르고 골랐다”며 “서로 처한 상황이나 사정은 다르지만 전체 배우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는다면 ‘그리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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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랜드’.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원더랜드’.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는 기술의 발달에도 극복하지 못하는 상황들에 대한 문제를 던진다. 예컨대 식물인간이 된 태주(박보검 분)를 그리워하며 가입한 정인(수지 분)은 매일 영상통화를 통해 AI 태주를 만나는데 어느 날 태주가 기적처럼 깨어나면서 현실 속 그와 원더랜드 속 태주를 두고 갈등한다.

세상을 떠난 바이리는 딸과 통화하며 빈자리를 채워 주려 하지만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소식에 오류를 낸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미래가 현실로 다가오는 지금 시점에 관객들이 이번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했다.

탕웨이는 남편과 영화에 대해 대체로 후하게 평했다. 그는 “AI 소재 영화 대부분이 어둡고 폭력적인 것과 달리 희망과 따뜻함을 보여 준다는 게 우리 영화의 강점”이라며 “다방면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고 이 작품을 쓸 때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고 캐고 또 캐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활발한 활동을 하는 아내와의 생활에 대해 “부부가 둘 다 일을 하기 때문에 함께 육아나 집안일을 하기 어렵다. 내가 할 때도, 탕웨이 배우가 할 때도 있다”며 “밥 짓는 거 청소나 빨래하는 거 내가 꽤 잘한다. 육아도 열심히 하고 있다. 탕웨이 배우와는 후속작도 당연히 함께할 것”이라며 웃었다.
2024-06-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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