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펜하이머,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서 작품상·감독상 등 7관왕
7전8기 놀런, 생애 첫 작품·감독상“영화의 가능성에 주목해줘 감사”
남우주연상은 ‘오펜하이머’ 머피
파격 연기 에마 스톤 여우주연상
‘패스트 라이브즈’는 수상 불발
고인된 영화인으로 이선균 소개
영화 ‘오펜하이머’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받은 감독상과 작품상 트로피를 양손에 들고 환호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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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7차례 수상 후보에 올랐지만 작품상·감독상을 받지 못했던 놀런 감독의 ‘7전 8기’를 축하하는 무대이기도 했다. 앞서 ‘인셉션’(2010), ‘인터스텔라’(2014), ‘덩케르크’(2017), ‘테넷’(2020) 등 내놓은 영화마다 작품성·대중성을 인정받았지만 아카데미 시상식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무대에 올라 자신을 호명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포옹하며 “이 영화의 가능성에 주목해줘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영화 ‘오펜하이머’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여우주연상 수상자 킬리언 머피(오른쪽부터)와 에마 스톤, 여우·남우조연상을 받은 더바인 조이 랜돌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함께 트로피를 든 모습.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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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라라랜드’(2016)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적인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녀는 무대에 올라 요르고스 감독을 향해 “벨라로 살게 해줘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유의 영상미를 자랑하는 영화는 의상상, 분장상, 미술상 등을 받았다.
여우조연상은 ‘바튼 아카데미’에서 미 명문 사립고교의 주방장을 연기한 더바인 조이 랜돌프(38)에게 돌아갔다. 한국계 감독 셀린 송의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는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쥐스틴 트리에 감독의 ‘추락의 해부’가 각본상을 가져갔다.
장편애니메이션상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가 수상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에 이어 두 번째다. 장편다큐멘터리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참상을 담은 므스티슬라프 체르노프 감독의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이 받았다. 지난해 시상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시도를 다룬 ‘나발니’가 장편다큐멘터리상을 받은 데 이어 반러시아 정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외 국가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장편영화상은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돌아갔다.
시상식에서는 지난해 세상을 떠난 영화인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특히 고 이선균의 영어 이름과 그의 생전 모습이 나와 장내를 숙연하게 했다.
2024-03-12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