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NEW 제공
22일 한국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새 영화 ‘괴물’을 두고 관객들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개봉하는 영화는 일본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독신 엄마 사오리(안도 사쿠라)가 아들 미나토(쿠로카와 소야)의 행동에서 이상 기운을 감지한다. 담임 교사 호리의 폭력 탓에 발생한 일인 듯 보이던 사건은 입장을 바꿔 이번엔 교사의 시선에서, 그리고 미나토와 호리(히이라기 히나타)의 입장에서 다시 보여주면서 충격적인 전모를 펼친다.
영화 대부분을 자신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지만, 이번 영화는 사카모토 류지의 각본을 2018년 2월에 처음 받은 뒤 고레에다 감독이 의견을 나누면서 여러 차례 고쳐 완성했다. 높은 완성도 덕에 올해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고레에다 감독은 각본을 처음 받았을 때에 대해 “한 장 한 장 읽어나가면서 무엇인가가 일어났는데, 그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더라. 누가 나쁜 사람인지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면서 “나는 절대로 쓸 수 없는 이야기라 생각했다. 괴물 찾아가는 듯 화살을 돌리다 얻어맞는 듯한 느낌을 관객들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개봉하며 많은 화제를 불렀던 영화이기도 하다. 고레에다 감독은 당시 사카모토 작가에 대해 “사람 괴롭히는 각본가”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그는 이 발언에 대해 “영화 장면 중 교장 선생님과 미나토가 악기를 부는 장면이 나오는데, 둘이 악기를 불면서 걱정을 날린다는 표현이 나온다. 이런 식의 발상은 정말이지 엄청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관객을 미스 리드하게(혼동하게) 만든다. 관객을 어딘가로 데리고 가놓고 ‘이게 아니었나’ 싶게 만드는데, 이런 식으로 관객을 왔다 갔다 하게만든다. 결국 ‘괴롭힌다’는 ‘뛰어나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영화 ‘괴물’ 스틸컷. NEW 제공
영화의 결말은 열려 있는 형태로 설정됐다. “각본을 여러 번 고쳐 쓰는 과정에서 여러 형태 결말을 생각했다”면서 “무엇을 향해 가는가가 아니라 무엇이 가장 긍정적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결말인가를 중심에 두고 지금 결말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있는 그대로 자신을 긍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최고의 해피엔딩이자 구원이라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이번 영화는 세계적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유작이기도 하다. “그의 음악과 가장 잘 어울리는 장면을 꼽는 게 쉽지는 않다”고 한 그는 “밤의 호수를 비출 때 곡이나 마지막에 나오는 ‘아쿠아’가 특히 좋았다”면서 “사카모토의 음악은 시대를 초월한다. 그의 죽음이 안타깝고, 함께 한 것에 대해 긍지도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관객들에게 “일본의 작은 마을에 있는 아주 작은 학교에서 일어난 아주 작은 사건이지만, 일본의 어느 작은 곳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고레에다 감독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단절에 주목해 봐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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