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 강론 전문

프란치스코 교황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 강론 전문

입력 2014-08-17 00:00
수정 2014-08-1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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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린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 강론에서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간청에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해 주시는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며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세상으로 나아가라”고 말했다.

다음은 교황의 폐막미사 강론 전문.

▲ 사랑하는 젊은 친구 여러분,

”순교자의 영광이 너희를 비추고 있다!”

제6차 아시아 청년 대회 주제의 한 부분인 이 말씀은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 우리의 힘을 북돋워 줍니다.

아시아의 젊은이들, 여러분은 그리스도에 대한 고귀한 증언, 위대한 증거의 상속자들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세상의 빛이시고, 우리 삶의 빛이십니다!

한국의 순교자들은 ― 그리고 아시아 전역의 수많은 순교자들은 ― 자신의 몸을 박해자들에게 넘겨주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그리스도의 진리의 빛은 온갖 어두움을 몰아내고 그리스도의 사랑은 영광스럽게 승리한다는 영원한 증언을 남겨 주었습니다.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승리에 대한 확실성과 그 승리에 우리도 동참한다는 확신으로, 우리는 이 시대와 환경 속에서 오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려는 도전을 똑바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방금 우리가 묵상한 이 말씀은 우리에게 위로가 됩니다. 아시아 청년 대회 주제의 다른 부분인 “아시아의 젊은이여, 일어나라!”는 말씀은 여러분들에게 의무와 책임을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한 마디씩 잠깐 묵상해 봅시다.

우선 첫 번째 표현인 “아시아”라는 낱말입니다. 여러분들은 아시아의 모든 지역에서 바로 여기 한국에 모였습니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도록 부르심을 받은 자기만의 자리와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풍요로운 철학적 종교적 전통을 지닌 아시아 대륙은 여러분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요한 14,6)이신 그리스도를 증언하여야 할 거대한 개척지로 남아 있습니다.

아시아에 살고 있는 젊은이로서, 이 위대한 대륙의 아들딸로서, 여러분들은 여러분의 사회생활에 온전히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지니고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사회생활의 모든 측면에 신앙의 지혜를 불어넣으십시오.

아시아인으로서 여러분은 또한 아시아 안에서, 여러분의 문화와 전통들 안에서, 참되고 고귀하고 아름다운 그 모든 것을 보고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으로서 여러분은 또한 복음이 이 유산을 정화하고 승화시키고 완성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세례 때에 받은 성령, 견진 성사로 여러분에게 그 인호가 새겨진 성령의 현존을 통하여, 그리고 여러분의 목자들과 일치하여, 여러분은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들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긍정적인 가치들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여러분들은 무엇이 가톨릭 신앙에 반대되는지, 무엇이 세례 때에 받은 은총의 삶에 어긋나는지, 이 시대 문화의 어떤 측면들이 사악하고 타락하여 우리를 죽음으로 이끌어 가는지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아시아 청년 대회의 주제로 다시 돌아가서, “젊은이”라는 두 번째 낱말을 묵상해 봅시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친구들은 바로 젊은 시절의 특징인 낙관주의와 선의와 에너지로 충만해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본성적인 낙관주의를 그리스도교적인 희망으로, 여러분의 에너지를 윤리적인 덕으로, 여러분의 선의를 자신을 희생하는 순수한 사랑으로 변화시켜 주시도록 여러분을 맡겨 드리십시오.

이것이 바로 여러분이 걸어가도록 부르심을 받은 길입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삶과 문화에서 희망과 덕과 사랑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극복해 내는 승리의 길입니다.

이 길에서 여러분의 젊음은 세상과 예수님께 드리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젊은 그리스도인으로서, 노동자이든 학생이든, 이미 직장 생활을 시작하였든 혼인을 하였든, 수도 생활이나 사제직의 부르심에 응답을 하였든, 여러분은 교회의 미래의 한 부분일 뿐만 아니라 교회의 현재에도 반드시 필요한 사랑받는 지체입니다!

서로 일치를 이루십시오. 언제나 하느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의 주교님들과 신부님들과 함께, 더 거룩하고 더 선교적이고 겸손한 교회, 또한 가난한 이들, 외로운 이들, 아픈 이들, 소외된 이들을 찾아 섬기는 가운데 하느님을 경배하고 사랑하는 하나인 교회를 일으켜 세우며 올 한 해를 보내십시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제자들처럼, 여러분의 그리스도인 생활에서도 외국인과 궁핍하고 가난한 사람과 마음이 부서진 이들을 멀리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 기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복음에 나오는 여인처럼, 이 사람들은 특별히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라고 부르짖는 그 여인의 절규를 되풀이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가나안 여인의 간청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환영 그리고 우정을 찾는 모든 이들의 부르짖음입니다.

우리 익명의 도시들 속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외침이고, 여러분 또래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외치는 절규이며, 오늘날에도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죽음과 박해의 고통을 겪고 있는 모든 순교자들의 기도입니다.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이것은 흔히 우리 각자의 마음속에서 터져 나오는 절규입니다.

”주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이 절규에 우리가 응답합시다.

마치 곤궁한 이들에게 봉사하는 것이 주님과 더 가까이 사는 데 방해가 되는 것처럼, 우리에게 도움을 간청하는 사람들을 밀쳐 내지 마십시오. 그래서는 안 됩니다!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간청에 연민과 자비와 사랑으로 응답해 주시는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청년 대회 주제의 세 번째 부분 “일어나라!”는 말은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맡기신 책임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깨어 있어야 합니다.

성덕의 아름다움과 복음의 기쁨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죄와 유혹을, 또 그러한 압력을 허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늘 화답송 시편은 끊임없이 “기뻐하고 환호하라.”고 우리를 초대합니다.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우리 하느님이 복을 내리셨네!”(시편 67,6). 사랑하는 젊은이 여러분,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자비를 입었습니다”(로마 11,30).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세상으로 나아가십시오.

그리하여, 여러분의 친구들이, 직장 동료들이, 그리고 여러분의 국민과 이 거대한 대륙의 모든 사람이, “여러분에게 베풀어 주신 그 자비로, 이제 그들도 자비를 입게”(로마 11,31 참조) 하십시오. 하느님의 자비로 우리는 구원을 받았습니다.

사랑하는 아시아의 젊은이 여러분, 여러분이 그리스도와 하나 되고 교회와 하나 되어, 분명 여러분에게 많은 기쁨을 가져다줄 이 길을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이제, 성찬의 식탁으로 나아가며, 예수님을 세상에 낳아 주신 우리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 간청합시다.

그렇습니다. 우리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님, 저희는 예수님 모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어머니의 자애로운 도우심으로, 저희가 다른 이들에게 예수님을 전하고, 예수님을 충실히 섬기며, 이 나라와 아시아의 모든 나라에서 언제 어디서나 예수님을 찬양하게 하소서, 아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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