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푸틴 재선 축하한 트럼프·융커

이 와중에…푸틴 재선 축하한 트럼프·융커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8-03-21 22:40
수정 2018-03-2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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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개입·간첩 논란 거센 상황

미국·유럽 “부적절” 비판 봇물
트럼프, 한반도 비핵화도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재선을 축하하는 인사를 건넸다가 최근 러시아와의 관계가 냉각된 서방 세계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고 그의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머지않은 장래에 이뤄질 것이며 군비경쟁, 시리아, 북한 문제 등이 논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융커 위원장도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보낸 축하 서한을 통해 “나는 항상 EU와 러시아의 긍정적 관계가 유럽 안보에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우리의 공동 목표는 유럽 전체의 협력적 안보질서를 재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네 번째 임기를 이런 목표를 추구하는 데 사용하길 바라며 나는 이런 노력에 있어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암살 시도 사건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축하 메시지는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4연임을 축하하는 전화를 하면 안 된다는 백악관 국가안보팀의 조언도 묵살했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축하 인사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할 권리를 거부당한 러시아 국민 개개인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만일 내가 대통령이라면 (푸틴과의 통화는) 통화 리스트에서 높은 순위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의 축하 서한은 EU 외교이사회가 러시아의 이중간첩 암살 시도 사건을 비난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지 하루 만에 나와 이를 무색하게 했다. 유럽의회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애슐리 폭스 의원은 “융커 위원장이 보낸 서한은 치욕적”이라고 비판했고 EU를 대표해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 교섭을 벌이고 있는 기 베르호프스타트 전 벨기에 총리도 “지금은 축하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았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각각 푸틴 대통령에게 재선 승리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축하라는 단어 없이 “재임 시 성공을 기원한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축하인사를 대신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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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8-03-2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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