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한국에서 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거처를 옮겨 7년간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나고 자란 최모(44)씨와 한국으로 귀화한 팔레스타인계 남편(43), 이들의 10대 딸(18)과 아들(15) 그리고 지난 3월 태어난 생후 7개월된 늦둥이 막내딸 등 다섯 가족은 모두 한국 국적자다.
가자지구의 핵심부인 가자시티의 해변가 아파트에 살던 이들은 지난달 7일(현지시간) 전쟁이 터진 뒤 최씨의 시댁이 있는 달릴 하와로 거처를 옮겨 3∼4일 지내다가 “달릴 하와를 공격하겠다”는 이스라엘측의 대피 명령에 남부 도시 칸 유니스로 이동했다.
2일 오전 11시 15분께 극적으로 라파 통행로를 통해 국경을 넘는데 성공한 이들은 주이집트 한국 대사관측이 지원한 차량에 몸을 싣고 오후 8시20분께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했다. 약 400㎞에 걸친 여정이었다.
가족은 대피 도중에 가자시티의 집이 이스라엘군의 폭격에 무너졌다는 말을 들었고, 시부모님이 피란한 곳 인근에서도 폭격이 있었다는 소식도 들었다.
최씨는 “여기서 상상하는 것, TV에서 보는 것보다 더 상황이 심각하다”며 “TV에 나오는 장면은 심각한 곳만 찍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더 심각하다”고 했다.
생사의 위기는 넘겼지만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현실도 막막한 상황이다.
최씨는 “이집트는 우리 나라도 아니고 남편 나라도 아니니 일단 한국에 갈 계획을 하고 있다”면서도 “거기에서 미래를 다시 생각해 보려하는데, 돈도 없으니 어떻게 가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도 최씨 가족은 이제 갓 7개월 된 막내딸을 보며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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