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사각’ 아프리카, 코로나 변이 복마전

‘의료 사각’ 아프리카, 코로나 변이 복마전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1-12-01 17:35
수정 2021-12-0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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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여행자발 오미크론 감염 확산
정작 나미비아 등은 코로나 ‘소강 상태’
여행 금지 조치엔 “관광업 타격” 반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30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코로나19 위험성과 마스크 착용법 등을 알리는 그래피티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EPA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에서 30일(현지시간) 주민들이 코로나19 위험성과 마스크 착용법 등을 알리는 그래피티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EPA 연합뉴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전 세계 확산에 각국이 비상인 가운데 정작 남아프리카공화국·보츠와나를 제외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오미크론 청정지대’인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료 사각지대인 아프리카가 코로나 변이의 ‘복마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질병통제센터(NDCC)는 지난주 남아공에서 입국한 2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했다. 앞서 캐나다 첫 오미크론 확진 사례 2건이 나이지리아 방문자에게서 발견됐지만 나이지리아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일본 첫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로 확인된 나미비아 국적의 외교관의 경우 일본 입국 단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최초로 보고된 남아공의 이웃 나라 나미비아에서는 아직까지 오미크론 확진자가 1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운영하는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 집계에 따르면 나미비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7일 평균 11.71명으로 지난 10월 이후 뚜렷한 안정세를 보인다.

남아프리카 지역 다른 나라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동아프리카 프랑스령 섬 레위니옹과 이탈리아의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여행한 모잠비크, 이스라엘 첫 확진자의 여행지 말라위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의 스크린에 항공편 정보와 함께 코로나19 방역수칙이 표시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8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레드 리스트’ 국가에서 자국에 도착하는 승객의 경우 10일간 격리될 정부 승인 호텔을 자비로 예약하도록 하고 있다. 런던 신화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의 스크린에 항공편 정보와 함께 코로나19 방역수칙이 표시되고 있다. 영국은 지난 28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레드 리스트’ 국가에서 자국에 도착하는 승객의 경우 10일간 격리될 정부 승인 호텔을 자비로 예약하도록 하고 있다. 런던 신화 연합뉴스
아프리카 방문자를 중심으로 오미크론 전파가 확인되면서 일부 국가들이 이들 지역 국가를 상대로 일찌감치 빗장을 걸었지만, 당사국들은 방역 강화에 앞서 경제적 타격 등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나미비아 환경임업관광부는 성명에서 영국 등이 취한 여행 금지 조치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고 차별적이다. 축제 시즌 우리의 관광 산업과 이에 의존하는 많은 사람들의 생계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고 중국 신화넷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국경 봉쇄가 ‘여행 제한 대상국’에 불이익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HO는 전날 발표한 오미크론 대응 지침에서 “여행 제한은 각국이 자국 내 변이 발생 보고를 꺼리게 만들고, 역학조사 결과나 바이러스 분석 데이터 공유도 주저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학계에서도 선진국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선진국의 백신 사재기가 아프리카에서의 변이 등장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영국 사우샘프턴대 연구원인 마이클 헤드는 CNN에 “오미크론은 아마도 백신 접종률이 낮고 대규모 유전자 검사가 불가능한 사하라 남부 어딘가에서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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