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리, 30년만에 대권탈환…인민민주당 집권연장 실패
나이지리아 대선·총선에서 전 군부 통치자 무함마두 부하리(72)가 이끄는 제1야당 범진보의회당(APC)이 승리했다.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INEC)에 따르면 부하리가 36개 주와 연방수도 특별자치구에서 52.4%를 득표, 43.7%에 그친 굿럭 조너선을 물리쳤다고 AFP 통신 등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군정 종식 이후 16년간 장기집권해온 인민민주당(PDP)이 처음으로 정권을 내놓게 됐다.
조너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부하리에게 행운을 빈다는 말을 전했다”며 대선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약속했고 그 말을 지켰다”며 “내게 나이지리아를 이끌 기회를 줬던 국민 모두에게 감사를 전하고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국무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새로 당선된 대통령과 행정부와 함께 일하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라이 무함마드 APC 대변인은 “나이지리아에서 집권여당이 순수하게 민주적 수단에 의해 권력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2007년 5월 29일 선거를 통해 우마루 무사 야라두아가 대통령에 당선돼 1960년 독립 이후 처음으로 민주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심각한 부정선거 문제가 제기돼 당시 야당 후보들이 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부하리 후보 대변인은 “선거는 이겼지만 우리는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가 무슨 속임수를 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30일 미국과 영국 외무장관도 공동성명을 내고 나이지리아 선거 개표 과정에 정치적 개입이 자행될 징후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북부 출신 이슬람교도이자 군 장성 출신인 부하리는 1980년대 민선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했다가 2년 뒤 다시 쿠데타로 쫓겨난 전력이 있다.
이번 대선에서 보코하람과 같은 극단주의 세력에 맞서는 데 그의 군 경력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과거 집권 당시 강조했던 청렴·강직한 이미지가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이 정치분석가들의 평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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