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의원 해산 터무니없다” 개사… 부인과 콘서트 보러 갔다 망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유명 밴드의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중의원 해산을 비꼰 애드리브에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아베 총리는 28일 저녁 부인 아키에 와 함께 요코하마에서 열린 인기 5인조 밴드 ‘사잔 올스타즈’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일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밴드의 보컬인 구와다 게이스케는 아베 총리가 객석에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정치 풍자곡인 ‘폭소 아일랜드’를 부르다 가사를 살짝 바꿔 “중의원 해산이라니 터무니없는 소리를 한다”고 노래했다.
이를 들은 아베 총리는 몸을 뒤로 젖히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아베 총리의 지난 11월 중의원 해산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는 ‘명분 없는 선거’로 600억엔(약 548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전반적으로 곡에 맞춰 손을 흔들거나 몸을 앞으로 내밀고 손뼉을 치는 등 편안한 모습으로 공연을 즐겼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공연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즐거웠다”고 말했으나 정치를 풍자하는 곡이 있었다는 지적에는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다.
1980~2000년대에 왕성하게 활동하며 한국에도 많은 팬을 두고 있는 사잔 올스타즈는 지난해 여름 발표한 ‘평화와 빛’이라는 싱글 앨범에서 근대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일본의 역사 교육을 비판해 주목받기도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12-30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