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日대학의 양심

어느 日대학의 양심

입력 2014-12-18 00:00
수정 2014-12-18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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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보도’ 前아사히기자 해고 협박에 호쿠세이가쿠엔大 “강사로 계속 고용”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도한 아사히신문 기자 출신 강사를 해고하라는 극우세력의 협박에 시달려온 홋카이도의 호쿠세이가쿠엔대학이 해당 강사를 계속 고용키로 했다.

이 대학 다무라 신이치 학장(한국의 총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강사로 재직 중인 우에무라 다카시 전 기자를 내년에도 계속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다무라 학장은 지난 10월 31일 기자회견에서는 테러 위협에 따른 경비 부담 등을 이유로 우에무라 강사를 고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대학 안팎에서 “폭력적인 협박에 인사가 좌우되면 헌법에 보장된 학문의 자유가 손상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됨에 따라 대학 이사회 등에서 재검토가 이뤄졌다.

우에무라는 성명을 내고 “앞으로도 학생들과 수업할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학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심신이 피폐해지는 고생을 해 왔다. 협박에 굴하지 않고 이번 결단을 한 것에 진심으로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우에무라는 아사히신문 서울특파원이던 1991년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라는 사실을 공개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을 특종 보도한 바 있다. 올 들어 극우 인사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호쿠세이가쿠엔대에는 우에무라 강사 해고를 요구하는 협박 전화, 편지 등이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2000건 가까이 쏟아졌다. 특히 아사히신문이 지난 8월 위안부 관련 기사 10여건에 대해 오보임을 인정하고 취소한 이후 협박의 강도가 높아졌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2014-12-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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