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맹세 새롭게 하는 날…역사 겸허히 마주할 것”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정부 공식 추도식에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주변국들에 대한 가해 사실과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의 일본 부도칸(武道館)에서 정부 주최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 식사에서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이후 일본 총리들이 추도식사에 포함했던 ‘아시아국들에 대한 가해와 반성’과 ‘부전(不戰) 맹세’를 언급하지 않았다.
취임 이후 처음 맞이한 작년 8월15일 추도식사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전쟁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를 생략한 것이다.
대신 아베 총리는 “전몰자 여러분의 귀한 희생 위에 지금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이 있다”고 밝히고 나서 “그것을 한시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전몰자들에 대한 애도의 뜻을 강조했다. 또 “아직도 고향으로 귀환하지 못한 유골에 대해서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세월이 흘러도 바꿔서는 안 되는 길이 있다”며 “오늘은 평화에 대한 맹세를 새롭게 하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역사에 겸허하게 마주하고, 그 교훈을 깊이 가슴에 새기면서, 지금을 사는 세대, 그리고 내일을 살아갈 세대를 위해 국가의 미래를 열어 가겠다”고 부연했다.
추도식에는 아키히토(明仁) 일왕 내외와 정부 요인, 전몰자 유족 등 약 6천 명이 참석했다. 아베 총리는 추도식 참석에 앞서 2차대전에서 전사한 무명 병사들의 유골이 안치된 지도리가후치(千鳥ヶ淵)의 전몰자 묘원에 헌화했다.
반면, 전몰자 유족 단체인 ‘평화유족회전국연락회’는 이날 지요다구 구단(九段)교회에서 개최한 집회에서 과거 일본의 가해 사실을 거론하는 한편 현 정부가 평화헌법을 개정할 우려가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니시카와 시게노리(西川重則) 연락회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일본이 전쟁 때 아시아에 대한 가해자였다고 강조하고, “헌법 9조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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