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수상한 메시지에 경호 강화 검토중난민 보호·인권 위해 활동…사회 통합 호소한 첫 연설도 재조명
대낮에 총격을 받아 숨진 영국 하원의원 조 콕스(41)는 생전에 사회 분열이 아닌 통합을 호소하며 열정적으로 활동한 인물로 피습에 앞서서도 안전에 위협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콕스 의원 측 소식통을 인용해 콕스 의원이 숨지기 전 3개월 넘도록 수상한 메시지에 지속적으로 시달려 왔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콕스 의원이 웨스트 요크셔 버스톨에서 주기적으로 참석했던 지역구민들과의 만남 행사와 런던에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지냈던 보트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었다.
이 소식통은 처음에 콕스 의원이 메시지를 무시하자 메시지의 분량과 빈도가 늘어났다고 전했다.
당시 왔던 메시지와 실제 콕스 의원에 대한 공격이 직접 연관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콕스 의원은 활동가 출신으로서 작년 의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이었다.
그를 살해한 범인의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목격자들은 범인이 범행 당시 “영국이 우선”(Britain first)이라고 외쳤다고 전하고 있으며 용의자에게 극우 성향이 있을 가능성에 대한 보도도 나오고 있다.
콕스 의원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는 입장이며 난민 보호와 인권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그는 피살 이후 재조명받고 있는 지난해 6월 3일 첫 의회 연설에서도 이민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면서 ‘다양성’과 ‘사회 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콕스 의원은 “우리 배틀리·스펜 지역구는 독립적이며 자부심 강한 요크셔의 마을들입니다. 이민은 우리 공동체를 향상시켜 왔습니다. 우리는 다양성을 누리고 있으며 나뉘어 있기보다 훨씬 많은 공통점을 지녔고 훨씬 더 통합돼 있다는 점에 놀라곤 합니다”라고 연설했다.
콕스 의원은 25년여 만에 처음 현역 의원 신분으로 공격을 당해 사망한 인물이 됐다.
앞서 2010년 노동당의 슈테판 팀스 노동당 의원이 이슬람 광신도에게 공격받은 사건이 발생한 후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민 간담회의 보안상태가 허술하다고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영국 하원의원들 대부분은 지역구민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듣는 공개적인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BBC 방송은 영국 하원의원들이 경계가 철저한 의회 내에서는 보호받고 있지만, 이런 지역구 행사에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안에 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간 가디언의 지난해 보도에서는 영국 하원의원 5명 중 4명꼴로 공격적인 행위를 겪은 적이 있으며 일부는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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