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언론사 최악테러] 무함마드 누드·콘돔 낀 교황…풍자와 선동 사이 외줄타기

[프랑스 언론사 최악테러] 무함마드 누드·콘돔 낀 교황…풍자와 선동 사이 외줄타기

입력 2015-01-09 00:16
수정 2015-01-09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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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언론 문제아 ‘샤를리 에브도’

1970년 11월 9일 프랑스의 영웅이었던 샤를 드골 대통령이 사망했다. 주간지 하라키리는 ‘콜롱베의 비극적인 무도회:사망자 1명 발생’이라는 제목으로 대통령의 죽음을 전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을 몇 주 전 드골이 살던 콜롱베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화재사건에 빗대 ‘조롱’한 것이다. 당국은 하라키리를 폐간시켰다. 프랑스 역사상 마지막 언론 검열이었다. 그러나 기자들은 즉각 새로운 매체를 창간했다.

①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최신호에 게재된 풍자만화. ‘프랑스에는 여전히 습격이 없네’라는 제목 아래, 소총을 등에 멘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기다려, 1월 말까지는 새해 인사(소식)를 전할게”라고 말하고 있다. ② 이 잡지의 트위터에 올라온 또 다른 만화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풍자했다. ③ 샤를리 에브도는 소니 해킹 사태를 빗대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풍자한 ‘자아 검열’이란 영문판 만화도 최근 게재했다.  샤를리 에브도 트위터
①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최신호에 게재된 풍자만화. ‘프랑스에는 여전히 습격이 없네’라는 제목 아래, 소총을 등에 멘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기다려, 1월 말까지는 새해 인사(소식)를 전할게”라고 말하고 있다. ② 이 잡지의 트위터에 올라온 또 다른 만화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를 풍자했다. ③ 샤를리 에브도는 소니 해킹 사태를 빗대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풍자한 ‘자아 검열’이란 영문판 만화도 최근 게재했다.

샤를리 에브도 트위터
그 매체가 바로 이번 테러로 10명의 직원을 잃은 샤를리 에브도이다. BBC는 7일(현지시간) “저항과 선동, 성역 파괴와 무례, 폭로와 포르노 사이에서 외줄을 탄 주간지”라고 샤를리 에브도를 평가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온갖 추문을 캐내 앙시앵레짐(구체제) 타도의 전기를 마련한 프랑스 언론의 DNA를 유감없이 발휘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극단으로 몰아붙인 ‘문제적 언론’이라는 것이다.

특히 논란이 되는 것은 매주 커버를 장식하는 만평이었다. 이번에 숨진 샤를리 에브도 직원 10명 가운데 5명이 유명 만화가이다. 이들은 2011년 ‘아랍의 봄’ 기념 특별호 표지에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의 모습과 함께 ‘웃다가 죽지 않으면 태형 100대에 처하겠다’는 내용의 말풍선을 그린 만평을 실었다가 방화를 당하기도 했다. 무슬림은 무함마드의 모습을 묘사하는 것 자체를 모욕적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들은 2012년에도 무함마드 누드를 묘사한 만평을 게재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지난해 12월 소니 해킹 사건과 관련해 ‘퍼니 김정은’이라는 트위터 만평에서 김정은을 조롱하기도 했다. 이 밖에 참수된 이민자의 목을 든 경찰, 콘돔을 낀 교황 등 그들의 만평은 늘 논쟁적이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2015-01-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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