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파리 테러범 체포 검사 “잔챙이가 살인자 됐다”

10년전 파리 테러범 체포 검사 “잔챙이가 살인자 됐다”

입력 2015-01-09 16:28
수정 2015-01-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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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을 좋아했던 청년, 잔혹한 테러범으로 변신

”10년 전 처음 봤을 땐 잔챙이라고 생각했는데…”

장-루이 브뤼기에르 전 대테러 전담 검사가 7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의 파리 사무실을 공격해 12명을 죽인 혐의로 수배 중인 셰리프 쿠아치(32)의 과거에 대해 회고했다.

2005년 셰리프를 처음 체포했던 브뤼기에르 전 검사는 당시 셰리프가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지도자의 영향력 아래 있을 뿐 이렇다 할 개성도 없는 잔챙이였다”면서 “조용한 애들이 사고를 치게 마련”이라고 탄식했다.

셰리프는 2005년 이라크 지하디스트 대원을 모집하는 ‘뷔트 쇼몽 네트워크’(파리 제19구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활동하다가 체포돼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체포 이후 프랑스3 TV는 그를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는데, 이때 셰리프는 모스크(이슬람 사원)의 예배보다는 랩과 예쁜 여자들에게 더 관심이 많은 평범한 청년으로 묘사됐다. 그는 복역 후에는 피자배달, 생선판매 등을 하기도 했다.

셰리프는 공범인 형 사이드(34)와 함께 어릴 때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시설을 전전했다고 사법 당국은 밝혔다. 브뤼기에르 전 검사는 사이드에 대해서는 별 기억이 없지만, 셰리프는 가족을 찾고 도움을 받기를 바라는 듯했다고 전했다.

셰리프는 5년 뒤인 2010년 알제리 무장이슬람그룹(GIA) 출신 스메인 아이트 알리 벨카셈의 탈옥 시도에 관여한 혐의로 다시 체포됐다. 벨카셈은 1995년 파리 생미셸 지하철역에서 폭탄 테러를 저지른 혐의 등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검찰이 셰리프에 대한 수사를 중단함에 따라 그는 4개월만에 풀려났다.

그러나 브뤼기에르 전 검사는 그 두 번째 만남에서 조무래기였던 셰리프가 ‘살인자’가 됐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그 예감이 적중한 셈이다.

셰리프 사건을 담당했던 치안판사는 그가 2005∼2006년 파리 미국 대사관을 노린 자살폭탄 테러를 계획한 지하디스트 드자멜 베갈과 같은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는 등 첫 체포 이후 10년간 거물급 테러범들과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프랑스 당국은 쿠아치 형제 체포 작전에 경찰과 군인 8만8천여명을 투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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