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에이즈 혈액제제’ 파문…당국, 비판 여론 차단

中 ‘에이즈 혈액제제’ 파문…당국, 비판 여론 차단

정현용 기자
정현용 기자
입력 2019-02-07 13:37
수정 2019-02-0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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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광견병 백신 이후 또다시 대형 사고

중국에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오염된 혈액제제가 대량 유통돼 환자들에게 투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가짜 광견병 백신’ 사태 이후 또다시 대형 의료사고가 터지면서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6일 홈페이지에 긴급 발표문을 올려 ‘상하이신싱의약’이 만든 정맥 주사용 ‘면역글로불린’이 HIV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보고가 접수돼 해당 제품 사용을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또 이미 해당 주사제를 맞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을 전국 의료 기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장시성의 한 병원은 처음으로 상하이신싱의약이 만든 면역글로불린에서 HIV 양성 반응이 나온 것을 확인하고 국가 기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면역글로불린은 백혈병 환자 등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에게 투여되는 혈액제제다. 문제가 된 상하이신싱의약은 국영업체로서 중국 혈액제제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상하이신싱의약에 조사팀을 급파해 생산을 중단시킨 다음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HIV에 오염된 면역글로불린의 양이 얼마인지, 문제의 제품이 얼마나 많은 환자에게 투여됐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대신 “전문가들은 이 약품을 사용한 환자들이 에이즈에 걸릴 위험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에 HIV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된 제품과 같이 만들어진 제품이 50㎖짜리 병 1만 2229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오염 혈액제제에 대한 비판으로 들끓고 있지만 당국은 부정적 여론 확산 차단에 나섰다. 현재 주요 매체의 관련 기사에 댓글이 전혀 달리지 않거나 이미 달린 댓글도 열어 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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