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학생에 영어쓰라 한 美 듀크대 교수 사임

중국학생에 영어쓰라 한 美 듀크대 교수 사임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9-01-28 15:18
수정 2019-01-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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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듀크대 교수가 중국 학생들에게 학교 안에서 영어를 쓰라고 했다가 비난을 산지 하루 만에 사임했다고 중국신문망이 28일 보도했다.

메간 닐리 듀크대 생물통계학과 조교수는 26일 자교에 재학중인 유학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다른 두 명의 교수로부터 학교 안에서 중국어로 매우 크게 이야기하는 1학년생 두 명을 목격했다면서 그 학생들이 누구인지 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 교수는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사진을 요구했는데 그 이유로 만약 중국 학생들이 인턴십이나 석사 과정에 지원하면 구별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듀크대 생물통계학과 석사 과정 홈페이지
듀크대 생물통계학과 석사 과정 홈페이지
다른 동료 교수로부터 이와 같은 요구를 접한 닐리 교수는 석사 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 “항상 영어를 100%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학생들이 모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대화하는 것이 무례하다고 느껴 교수진들이 매우 화가 났다”고 이메일을 통해 밝혔다. 닐리 교수는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잘 모르고 유학생들이 이룬 성과에 대해 존중한다”면서 “하지만 학교 내에서는 영어를 사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어 교내에서 영어가 아닌 모국어를 사용하면 교수들이 영어를 열심히 배우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취업에 불이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닐리 교수의 이메일을 캡처한 사진은 지난 26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널리 공유됐으며 여러 학생들이 학교의 조사를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닐리 교수의 조사을 요청한 1900여 명의 학생들은 그가 명백하게 외국인 유학생을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학생들은 트위터를 통해 ‘듀크대 교수가 중국인들이 중국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글과 함께 닐리 교수의 이메일 사진을 퍼뜨렸다. 이후 닐리 교수는 석사 과정 학장직에서 사임했으며 조교수직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는 지난해 중국 인민대와 6년간 유지하던 연구 및 교류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인민대가 노동자와 함께 노동조합을 설립하는 등 노동운동을 한 학생들을 탄압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유학생 숫자를 차지하는 중국 유학생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비자 심사가 강화되어 항공학과, 로봇공학과 등 첨단 제조업 분야 전공 중국인 대학원생들은 비자 유효기간이 5년에서 1년으로 단축됐다. 매사츄세츠 공과대학(MIT) 등 미국 명문대 등은 중국 유학생의 입학을 배제하는 등 미국 대학에서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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