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겨냥한 시진핑 “다자무역 지지”…구체적 개방정책은 없었다

美 겨냥한 시진핑 “다자무역 지지”…구체적 개방정책은 없었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8-12-18 22:22
수정 2018-12-1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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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2기 ‘개혁개방 40주년’ 청사진

“다른나라 희생시켜 발전 안해” 유화 발언
“그 누구도 中에 지시 말라” 美압박 비판도
예상과 달리 원론적 ‘말잔치’ 수준에 그쳐
中 경제학자 “내년 신냉전 없을 것”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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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뒷줄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서 리커창(오른쪽) 총리와 함께 이날 유공자 표창을 받은 인사들을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중국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수상자들은 메달을 목에 걸고 ‘중국 개혁개방 선봉 증서’라는 글이 적힌 빨간색 표지의 상장을 내보였다. 시 주석은 이날 1시간 반 동안 연설을 통해 “공산당의 지도 아래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과 중국몽 실현” 의지를 강조하면서 미국을 의식한 듯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시진핑(뒷줄 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서 리커창(오른쪽) 총리와 함께 이날 유공자 표창을 받은 인사들을 축하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중국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수상자들은 메달을 목에 걸고 ‘중국 개혁개방 선봉 증서’라는 글이 적힌 빨간색 표지의 상장을 내보였다. 시 주석은 이날 1시간 반 동안 연설을 통해 “공산당의 지도 아래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과 중국몽 실현” 의지를 강조하면서 미국을 의식한 듯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18일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연설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기대했던 구체적 개방 조치는 없었다. 시 주석은 패권 경쟁 중인 미국을 의식한 듯 개방과 더불어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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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서 1시간 반 동안 연설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40년간 발전상을 소개한 뒤 중국 공산당의 지도에 따라 자신감을 가지고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경축식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총출동했으나 후진타오(胡錦濤)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은 보이지 않았다.

시 주석은 “중국은 결코 다른 나라의 이익을 희생시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화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중국은 방어적 국방 정책을 견지하고, 중국의 발전은 어떤 국가에도 위협을 주지 않을 것이며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연설 내용은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미국을 달랠 수 있는 구체적인 시장개방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원론적인 개혁개방의 원칙을 천명하는 ‘말 잔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나아가 시 주석의 “그 누구도 중국에 무엇을 해야 할지, 하지 말아야 할지를 지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발언은 미국의 압박을 비판하는 내용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또 “우리는 흔들림 없이 국유경제의 발전을 강화하고, 흔들림 없이 비국유 경제의 발전을 지지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발언은 정부의 시장 개입을 이어 가겠다는 뜻이며 이는 미국이 무역협상에서 문제로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한 국유기업 지원이 불공정하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인 시장개방 조치는 조만간 공산당 지도부가 모두 참가해 내년 경제운영 방침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한편 중국 관영 경제학자는 내년 중국 경제에 대해 심각한 하강 압력에 직면하지만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따른 직접적 타격은 크지 않고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통제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중국사회과학원 거시경제연구원 탕둬둬(湯鋒鋒) 부주임은 이날 베이징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열린 ‘한·중 통상협력 비즈니스 포럼’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이 뭉쳐 중국을 상대하고 세계무역기구(WTO) 2.0 체제가 형성되어 중국을 배제하는 이른바 ‘신냉전’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 세계 경제의 세계화 수준이 높고 미국이 신냉전을 시작하기 전에 세계 경제가 붕괴하거나 심각한 금융위기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12-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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