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2연임 제한’ 헌법 삭제”…시진핑 집권 15년 이상 간다

中 “‘2연임 제한’ 헌법 삭제”…시진핑 집권 15년 이상 간다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8-02-25 23:22
수정 2018-02-2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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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 ‘임기규정 삭제안’ 제시…합법적인 장기집권 토대 마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년 이상 장기 집권의 길을 열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신문 DB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서울신문 DB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25일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임기를 2연임(10년) 이상 초과할 수 없도록 한 헌법의 임기 규정을 삭제하는 방안을 제안해 시 주석 장기집권의 합법적인 토대를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19차 당대회를 통해 1인 통치체제를 확고히 한 시 주석은 다음달 5일 열리는 양회(兩會)를 앞두고 경제권력의 고삐도 단단히 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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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중국 헌법 79조는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주석과 부주석의 매회 임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회기와 같으며, 그 임기는 두 회기를 초과할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현행 규정대로라면 전인대 회기가 5년이므로 국가주석의 임기는 10년으로 제한되고 3연임은 금지된다.

그러나 다음달 5일 개막하는 올해 전인대에서 당 중앙위원회 제안대로 임기 규정을 삭제하면 시 주석은 10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2022년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국가주석을 맡을 수 있게 돼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리게 된다. 이럴 경우 15년 이상 국가주석으로서 집권할 수 있게 된다.

공산당은 또 지난 40년 동안 10~12월에 열리던 세 번째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중전회)를 26~28일 시 주석 주재로 개최한다. 지난달 18~19일 2중전회가 열린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3중전회를 여는 것은 1978년 개혁개방의 전통을 연 3중전회 이후 처음이다.

시진핑 사상을 헌법에 삽입하는 논의를 주로 한 2중전회에 이어 이번 3중전회는 양회에서 임명될 주요 지도부 인선을 하게 된다. 차기 지도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인민은행 총재와 경제 부총리에 내정된 류허(劉鶴)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이다.

류는 시 주석과 중학교 동창으로 10대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경제사령탑’으로 류가 부상하면 자연히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입지는 더 위축된다. 양회를 앞두고 리 총리의 측근인 양징(楊晶)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비리 혐의로 낙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미국에서 4년간 공부해 영어도 유창한 류는 지난 다보스포럼 중국 대표단으로 세계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지난 23일 공식적으로 경영권을 국가에 내준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의 기소도 결국 류가 촉발했다. 지난해 초 류가 일본 거품경제와 장기불황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 당국은 지난해 6월 안방보험, HNA그룹, 푸싱인터내셔널 등 세계 인수·합병(M&A)의 큰손으로 불리던 기업들의 자금 조달 내역을 요구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부채 축소를 외치며 빚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우 전 회장은 덩샤오핑(鄧小平) 외손녀의 사위라는 혼맥을 활용해 혁명원로 2세들을 등에 업고 사업을 확장했다. 태자당으로 불리는 혁명원로의 자제들은 시 주석의 경계 대상이었으며, 결국 양회를 앞두고 1년간 안방보험의 경영은 인민은행 등 중국당국이 맡게 됐다.

시 주석이 안방보험을 통해 경쟁세력인 태자당에 흘러가던 자금줄을 끊음으로써 정치적 대항마를 차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횡령 등 다수의 법규 위반행위를 지난해 6월 시작한 안방보험 조사를 통해 발견했으며, 위탁경영을 통해 소유구조를 정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명한 사실은 경제사령탑의 교체에도 중요한 경제정책 결정은 여전히 시 주석이 한다는 것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2018-02-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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