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스파이…교묘해진 ‘中 샤프 파워’

매수·스파이…교묘해진 ‘中 샤프 파워’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17-12-19 22:46
수정 2017-12-1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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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등 경제적 과실 대가로 접근…인권탄압 등 체제 비판 물타기”

중국이 급부상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교묘하게 벌이는 국제적 영향력 확대 노력에 대해 서방 언론들이 잇달아 경고음을 내놓고 있다. 중국이 막대한 음성자금을 활용해 유인과 매수, 강압을 불사하는 ‘샤프 파워’(sharp power)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샤프 파워는 군사력과 경제력 같은 ‘하드 파워’나 문화적 힘인 ‘소프트 파워’와 달리 비밀스럽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18일(현지시간) “중국이 체제에 대한 비판을 완화하고자 서구 정치인들에게 경제적 과실을 대가로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례로 스티브 데인스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5일 연 중국 공산당 간부 초청 행사를 소개했다. 데인스 의원은 지역구인 몬태나산 소고기의 중국 수출 판로를 어렵게 뚫은 뒤 티베트 지역을 관리하는 중국 공산당을 초청했다. 데인스 의원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에게 몬태나산 스테이크를 선물하면서 중국과의 2억 달러 규모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애썼다.

중국 공산당 초청 행사는 로브상 상계 티베트 망명정부 총리의 미국 방문 하루 전에 열렸다. 티베트 총리가 의회 청문회에서 중국 정부의 탄압에 대해 발언한 효과를 희석하는 것이 중국 당국의 목표였고, 이는 훌륭하게 이뤄졌다. 데인스 의원은 중국대사관 앞 거리를 중국 반체제 인사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劉曉波)의 이름을 따서 바꾸려 한 법안에도 반대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중국의 샤프 파워를 보여 주는 실례로 호주, 뉴질랜드, 독일, 영국 등에서 벌어진 중국 스파이의 활약상을 들었다. 호주 정부는 중국을 겨냥해 외국의 정치 개입 금지법안을 내놓았고, 뉴질랜드에서는 현역 중국계 의원이 스파이 교육을 받은 이력을 숨긴 채 의원 활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일에서는 중국 스파이가 의원, 공무원을 포함한 독일인 1만명과 접촉했고, 영국에서도 중국과 경제적 교류가 있는 정치인에게 중국 요원이 접근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공자학원으로 소프트 파워를 세계에 과시했던 중국은 이제 기술과 강제력, 압박, 배제, 경제력까지 동원해 어느 나라도 갖지 못했던 샤프 파워를 떨치고 있다. 비영리단체인 미국 민주주의기금(NED)이 ‘샤프 파워’ 보고서를 내는 등 경각심이 일고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앤드루 네이슨 컬럼비아대 정치학 교수는 “미국은 냉전에서 이겼지만,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데올로기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여전히 투쟁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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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2017-12-2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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