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美 위협 억제용, 동족 겨냥 아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29일 “우리는 6자회담의 재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지 대사는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중국 언론 및 외신들을 초청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6자회담이라는 쪽배에 먼저 타고 자리를 잡았으니 나머지 참가국들이 빨리 타서 이 쪽배가 출항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재룡 주중 북한 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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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사가 직접 외국에서 외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최근 평화공세를 펼치는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는 우리 공화국 정부의 변함없는 정책적 목표”라면서도 “우리의 일방적인 선(先) 핵포기가 아니라 동시행동으로 조선반도를 핵무기 없는 지대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자신들의 핵무기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핵공격 위협의 산물임을 강조했다.
이어 지 대사는 “9·19 공동성명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것은 미국 등 일부 다른 참가국들이 저들의 책임은 회피하고 우리의 의무만 부각시키면서 이행문제를 떠들었기 때문”이라며 미국 측의 의무 불이행을 비판했다.
그는 자신들의 핵개발과 관련, “철두철미하게 미국의 핵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지 결코 동족을 공갈하고 해치기 위한 수단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회견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신년사 내용과 지난 16일 국방위원회가 발표한 중대제안에 대한 내용을 상세히 소개한 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중단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한 측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세에 의해 강요된 민족분열의 비극은 근 70년간 지속하고 있어 우리 민족의 분열과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면서 “북남(남북) 관계를 하루빨리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 대사는 “북남관계를 개선하는 데는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가로막는 기본장애물인 군사적 적대행위를 근절하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다”면서 자신들이 인내심 있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사소한 우발적 충돌도 전면전으로 커질 수 있는 것이 오늘날 조선반도의 현실”이라면서 국제사회가 한미의 합동군사훈련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남조선 당국에 일반적인 군사훈련을 중지하라고 제안하지 않았다”면서 “외세와 야합해서 동족을 겨냥하고 침략전쟁을 연습하는 키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부터 중단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가 훈련을 실시할 경우 북한의 예상 반응에 대해 “후과를 예측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남조선 당국은 당장 우리의 호소에 호응해서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 대사는 회견 직후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대한 북한의 답변이 언제 나올 것이냐는 일부 기자들의 질문에 “기다리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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