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보조댐 사고
“6개 마을 덮쳐… 이재민 6600명 발생”현지 한인회 “수일 전 댐 균열로 대피령”
SK건설 “보조댐 일부 유실… 복구 난항”
사고 발생 하루 동안 숨기다 ‘늑장 대처’
李총리 “인명 구조에 최선 다하라” 지시
물에 잠긴 라오스 마을
라오스에서 SK건설 등이 시공 중이던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의 보조 댐 붕괴 등으로 생긴 홍수로 24일 남동부지역 아타프주의 한 마을이 지붕들만 남긴 채 물에 잠겨 있다. 라오스통신(KPL) 등은 전날 오후 발생한 댐 붕괴로 50억t의 물이 주변 지역으로 쏟아져 내리면서 마을들이 물에 잠기고 수백명이 실종된 상태라고 전했다.
아타프 AFP 연합뉴스
아타프 AFP 연합뉴스
24일 AP통신, BBC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8시쯤 라오스 아타프주에서 건설 중인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 댐의 5개 보조 댐 가운데 일부에 붕괴로 추정되는 사고가 일어나 50억㎥ 규모의 물이 하류 지대 6개 마을로 쏟아져 내렸다. 외신들은 본댐이 방류한 물의 압력을 줄이는 700m 길이의 보조 댐이 붕괴됐다고 전했다.
홍수로 주민들 다수가 사망하고 수백명이 실종됐으며, 1300가구 6600여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국영 라오스통신(KPL)이 보도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현재까지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댐 건설 작업에 참여 중인 한국인 53명은 모두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오스 당국은 군인·경찰 등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구조 및 수색을 진행 중이지만 피해 지역이 오지라서 접근도, 통신도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SK건설은 이날 현지와 서울 본사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했고 안재현 사장이 사태 수습을 위해 라오스 현지로 출국했다. 하지만 SK건설이 사고에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지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사고 발생을 쉬쉬하다 뒤늦게 이를 발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22일 오후 9시쯤 보조 댐 1개 상부가 일부 유실된 것을 확인하고 당국에 신고하고 댐 하부 마을 주민들을 대피시켰다”면서 “유실구간에 대한 복구작업에 돌입했으나 도로가 끊기고 폭우가 이어져 작업이 원활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23일 새벽 3시 긴급 방류를 실시하고 주 정부가 댐 하류 주민들에 대한 대피령을 내렸으나, 오후 6시쯤 보조 댐 상부가 추가 유실됐고 마을이 침수됐다”라고 밝혔다. 현지 한인회 관계자는 “지난 22일부터 5개 보조 댐 중 일부에 균열이 발생해 대피령이 내려졌었다”고 연합뉴스를 통해 전했다.
정부는 이날 저녁 관계부처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사고 상황점검 및 대책을 논의했다. 해외순방중인 이낙연총리는 “라오스 정부와 협력해 현지 구조및 사고 수습지원을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8-07-25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