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다 털어낸 트럼프… “정적 없애려 1억弗 세금만 낭비”

사법리스크 다 털어낸 트럼프… “정적 없애려 1억弗 세금만 낭비”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4-11-27 00:01
수정 2024-11-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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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대선 결과 뒤집기’ 사건 기각
특검 ‘기밀문서 유출’도 기각 요청
형사 4건 사법 절차 사실상 중단
재임 중 셀프 사면 시 재기소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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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제기된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에 대한 형사 기소를 기각했다. 기밀문서 유출 혐의 사건에 대해서도 연방 특검이 기각을 요청해 당선인의 사법 리스크가 대선 승리로 사실상 모두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타냐 처트칸 판사는 25일(현지시간) 잭 스미스 특검의 기각 요청을 곧바로 수용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스미스 특검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6장 분량의 문서에서 “헌법은 피고인 취임 전에 이 사건을 기각할 것을 요구한다”며 기소 기각을 공식 요청했다. 당초 특검의 기소 사실에는 당선인이 2020년 대선 이듬해인 2021년 1월 6일 의사당에 난입해 선동 연설을 하고, ‘대규모 선거 사기’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검은 제11 순회 항소법원에도 기밀문서 유출 혐의 사건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공동 피고인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이 역시 곧 기각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취임 전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기각 요청 배경으로 법무부의 지침을 들었다. 법무부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직 수행’에 대한 간섭으로 간주하고, 재임 중 대통령에 대한 불기소 정책을 따른다. 현직 대통령은 일반 기소가 아닌 탄핵 절차를 따라야 한다.

이런 이유로 지난 5일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하면서 특검의 기소 포기는 시간문제로 여겨져 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법무부의 첫 연방 기소를 거두게 한 트럼프 변호팀의 전략 승리”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나는 역경을 이겨 내고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 사건들은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로 내용이 없고 무법 사건이며 절대로 제기돼선 안 됐다”며 “민주당이 정적인 나를 상대로 한 싸움으로 1억 달러(약 1400억원)가 넘는 세금이 낭비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두 건의 기소 기각 요청으로 당선인이 기소됐던 형사사건 4건에 대한 사법 절차가 사실상 중단됐다. 뉴욕주에서 제기된 성추문 입막음 사건은 유죄 평결까지 내려졌지만 지난 22일 담당 판사가 형량 선고를 연기했다. 조지아주의 대선 결과 전복 혐의는 담당 특검과 검사장의 연인 관계가 드러나며 재판이 중단된 상태다.

다만 스미스 특검은 2029년 당선인 퇴임 이후 재기소할 가능성은 열어 놨다. 대부분의 연방 범죄는 공소시효가 5년으로, 검찰 일부에선 ‘대통령 재임 기간’ 시효가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당선인이 재임 중 ‘셀프 사면’을 시도할 수 있어 재기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2024-11-2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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