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상 첫 트랜스젠더 상원의원, 흑인 동성애자 하원의원 탄생

미국 사상 첫 트랜스젠더 상원의원, 흑인 동성애자 하원의원 탄생

김규환 기자
입력 2020-11-05 15:00
수정 2020-11-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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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치러진 선거에서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미국 성소수자(LGBT) 인권운동가이자 트랜스젠더인 사라 맥브라이드(30)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3일 치러진 선거에서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미국 성소수자(LGBT) 인권운동가이자 트랜스젠더인 사라 맥브라이드(30)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상원에서 사상 최초로 트랜스젠더 의원이, 하원에서는 흑인 동성애자(게이) 의원이 각각 배출됐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성소수자(LGBT) 인권운동가이자 트랜스젠더인 사라 맥브라이드(30)는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델라웨어주 제1선거구에 출마해 공화당의 스티브 워싱턴 후보를 큰 표차로 승리했다. 델라웨어주 선거당국의 비공식 결과에 따르면 그는 73%의 표를 얻었다. 맥브라이드는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 캠페인’의 대변인으로 일했으며,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다. 미 상원의원에 트랜스젠더가 당선된 것은 맥브라이드가 처음이다.

맥브라이드는 이날 밤 트위터를 통해 “오늘 밤이 LGBT 자녀에게 우리의 민주주의가 그들에게도 충분히 크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어 “델라웨어가 코로나19 사태 위기를 계속 겪고 있는 만큼 이제 노동자 가족들에게 변화를 보여줄 정책에 투자하기 위한 일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알폰소 데이비드 휴먼라이츠 캠페인 대표는 그의 당선 소식을 듣고 “맥브라이드는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역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대표이자 옹호자로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이번 승리는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상관없이 어떤 사람도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미국 뉴욕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민주당 소속 히스패닉계 흑인 동성애자 리치 토레스. AP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민주당 소속 히스패닉계 흑인 동성애자 리치 토레스. AP 연합뉴스
한편 미국 뉴욕주에서 민주당 소속 히스패닉계 흑인 리치 토레스(32)와 흑인 몬데어 존스(33)가 나란히 하원의원에 선출됐다. 미 의회 내에 흑인 동성애자 하원의원이 배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 등이 전했다.
미국 뉴욕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흑인 동성애자 몬데어 존스. AP 연합뉴스
미국 뉴욕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된 흑인 동성애자 몬데어 존스. AP 연합뉴스
이들 두 사람 다 한부모 가정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게 자라났으며 사회적 편견과 싸워야 했다. 뉴욕주가 민주당의 핵심 텃밭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후보로 지명됐을 때부터 성 소수자 인권운동의 성지인 뉴욕에서 첫 흑인 게이 연방의원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이들의 하원 입성은 성 소수자들이 활발하게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지난 5월 발생한 흑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인종차별 철폐 운동 확산과 맞물려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30대 백인 동성애자인 피트 부티지지가 올해 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초반에 ‘백인 오바마’로 불리며 돌풍을 일으킨 데 더해 이번에는 흑인 동성애자 인사의 워싱턴 정계 진출이 이뤄진 셈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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