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미회담 지나친 낙관론 경계
수석 보좌관 “완전한 비핵화는핵무기 없는 완전한 폐기” 강조
언론도 “폐기 거론 안 해” 회의적
“NPT 복귀 등 기준 필요”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북·미 협상과 관련해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공항에서 워싱턴DC의 백악관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올라타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팜비치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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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쇼트 미 백악관 의회담당 수석보좌관도 이날 NBC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 동맹국과 전쟁에서 사용 가능한 핵무기를 (북한이) 더는 보유하지 않는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최대 의제는 북핵 ‘동결’이 아니라 ‘비핵화’, ‘핵 폐기’임을 분명히 밝혔다. 또 쇼트 보좌관은 “여러분은 대통령이 ‘우리는 최대의 압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많이 들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정상) 회담에 관해 대통령은 ‘협상 테이블에서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미 조야와 전문가 및 현지언론들도 ‘북한 발표에 핵 폐기가 직접 거론되지 않았다’며 북한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보수계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소의 딘 청 선임연구원은 종전 협정과 관련, “용어들이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으므로 매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분쟁의 종식은 북한의 입장에서 한·미 동맹의 종식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그들의 핵 프로그램을 상당 부분 폐기하기 전까지 (경제) 제재 완화와 같은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만약 북한이 비핵화를 위해 신속하게 행동한다면 (보상은) 무제한”이라고 전했다. WSJ는 “북한이 미국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직행’ 카드를 받아들인다면 미국은 평화협정이나 전격적인 북·미 수교를 선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제임스 마틴 핵무기확산방지연구센터(CNS)의 캐서린 딜 연구원은 “북한에 속지 않으려면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행동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복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 등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국제사회의 틀 안에서 진행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워싱턴 한 외교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경제 제재 완화를 한 번에 ‘딜’할 계획”이라면서 “이는 북·미가 초기에 물러설 수 없는 중대한 양보를 주고받아야 북한의 ‘시간벌기’ 전략을 차단할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산”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8-04-2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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