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법원 ‘송환 금지’ 긴급 조치
트럼프 정부 상대 소송 줄 이어… 공화당 의원들 “자해될 것” 성명구글 등 글로벌 기업도 거센 반발… 스타벅스 “난민 1만명 채용” 반기
트럼프 “美 안전 조치” 강행 뜻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해요. 미국으로 오는 시리아 친구들을 도울 거예요.”
지난 28일 뉴욕 존 F 케네디(JFK) 공항에서 벌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항의하는 시위 현장.
뉴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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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트럼프 정부에 대한 소송도 줄을 잇고 있다. 뉴욕 JFK공항에 억류된 외국인 가운데 이라크에서 미 정부를 위해 일한 이라크인 2명이 포함됐다는 소식에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은 본국 송환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이들의 송환을 금지하는 긴급 결정을 내렸으며 보스턴·시애틀 등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잇따랐다. 주 법무장관들과 의회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DC와 15개 주의 법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번 행정명령이 “헌법 위반이자 불법적”이라며 “결국 법원들에 의해 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의원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행정명령이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자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민주당은 “이번 행정명령을 뒤집는 입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노벨상 수상자 12명 등 미 학자들도 행정명령 반대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으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 뉴욕 택시노동자연합,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여성 인권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도 비판 의견을 내고 트럼프 정부를 압박했다. 구글·아마존 등은 7개국 출신 직원 보호에 나섰으며 스타벅스는 앞으로 5년간 전 세계 난민 1만명을 채용하겠다며 반기를 들었다.
국제사회의 반발도 거세지면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라크 등 해당 7개국 정부는 미 대사를 불러 공식 항의했으며 이라크 등은 미국인 입국 거부 등 보복조치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이들 국가와 공조해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려는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엔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이어 반이민 정책으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반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해 지난 주말 공항에서 불거진 혼돈은 델타항공 컴퓨터 마비와 시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32만 5000명 가운데 겨우 109명이 억류돼 심사를 받았다”며 “공항에서 일어난 큰 문제들은 델타(항공)의 컴퓨터 정전… 시위자들과 (민주당 척) 슈머 상원의원의 눈물(발언)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이 매우 적은 몇 개 문제들을 빼면 모두 잘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은 백악관이 외국인 입국자의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방문 기록까지 조사하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으로 번질 전망이다. CNN은 “백악관이 외국인 방문객의 온라인 활동과 휴대전화 저장 연락처 공유 요구 등 추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7-01-3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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