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젭 부시 등 일제히 성토…역풍 거세
미국 공화당 선두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내 무슬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화 및 특별 신분증(ID) 발급 검토 발언으로 거센 역풍에 휩싸였다.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물론 같은 당 경선 주자들도 일제히 트럼프를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불법 이민자 엄중 단속 등 대부분 정책에서 완벽하게 호흡을 맞춰 온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까지 이례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트럼프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야후 뉴스 인터뷰에서 프랑스 파리 테러와 관련해 국내 테러 예방책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해야 한다”며 무슬림 추적·관리를 위한 DB화 방안 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처음 언급한 데 이어 같은 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도 관련 질문에 “확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20일 트위터에서 “충격적인 발언”이라면서 “이 나라를 이끌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 (트럼프의 무슬림 DB화 및 특별 ID 발급 발언을) 비난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경선 경쟁자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역시 이날 CNBC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겨냥, “사람들이 테러 대책으로 모스크(이슬람 사원) 폐쇄나 무슬림 등록제 등을 거론하는 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이는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심을 교묘하게 조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크루즈 의원도 “내가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이긴 하지만, 미국 시민을 (정부 DB에) 등록하는 방안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미 수정헌법 1조는 종교의 자유를 분명하게 보장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크루즈 의원은 본인이 밝힌 대로 공화당 경선주자 가운데 트럼프와 ‘코드’가 가장 잘 맞는 인물이다. 트럼프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크루즈 의원을 좋아한다. 그는 내가 말하는 거의 모든 것을 지지한다”며 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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