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준비신호 알고도 놓쳤다”

“美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준비신호 알고도 놓쳤다”

입력 2013-09-05 00:00
수정 2013-09-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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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정보당국 전현직 관리들 전언에 정부측 확인 보도

미국 정보 당국이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을 나타내는 일련의 정보를 입수하고도 이를 확실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상황 발생 이후에야 정황을 종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시리아 공습에 반대하는 진영을 중심으로 미국이 사전에 시리아에 더 없이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행위와 같은 치밀한 대응에 나서지 못한 채 일이 터지고 나서야 뒤늦게 군사개입을 거론하는 데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 익명을 요구한 전·현직 정보 당국 관계자 등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1일 시리아에서 자행된 대규모 화학무기 공격에 앞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군이 화학무기 사용을 준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정보를 입수했다.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한 지역의 위성사진과 시리아 정부군에서 화학무기를 취급하는 시리아과학연구리서치센터(SSRC)를 둘러싼 통신 내용 등 정황들이다.

특히 통신 가운데에는 화학무기 공격 수 시간 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취급 요원이 ‘작전 종료’ 명령을 받은 것과 정부군 고위 관계자가 유엔 조사관들이 화학무기 사용의 증거를 찾아낼 것을 우려하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미국은 그러나 이러한 정보 자체는 손에 넣었지만 분석 등 적절한 ‘처리과정’을 거치지 못하는 바람에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 여부를 사전에 알아차리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시도를 미리 알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견제했던 미국이 이번 공격과 관련해 아사드 정권이나 반군에 사전 경고를 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결국 화학무기 공격 발생 이후인 지난주에야 이들 정보를 토대로 공격 상황을 재구성한 뒤 시리아 정부가 사린가스 등 화학무기를 사용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숀 터너 국가정보국(DNI) 대변인도 이날 AP에 “끔찍한 화학무기 공격이 발생했을 당시 미국은 실시간으로 (시리아 상황을) 보고 있지 않았다”며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터너 대변인은 “정보 당국은 공격이 벌어지고 난 뒤에야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 아사드 정권 관계자가 화학무기 사용에 앞서 준비작업을 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입수한 정보를 처리·분석하는 과정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전·현직 정보 당국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미국 정부의 중동 지역 분석가들이 시리아, 리비아, 예멘 등 여러 분쟁지역을 담당하며 근거가 불충분한 정보 다수를 취급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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